밤공기가 옅은 소주 향으로 찰 때도
지친 몸뚱아리들이 막차에 들이밀 때도
둘 또는 몇이 금지된 정을 나눌 때도
시와 노래가 남모르게 잉태될 때도
달은 그냥 달의 일을 하더라
말하지 않는 것이 달의 일
무수한 비밀 아픔 눈물 음모에
달은 나서서 침묵한다
나서서 침묵하는 것이 달의 일
모든 이야기들을 저 홀로 안고
제 빛도 아닌 빛을 내며
가장 높은 곳에서 가장 낮은 곳으로
달은 무너진다
무너지는 것이 달의 일
달이 내 거울 되기를 원할 때마저
달은 그냥 달의 일을 하더라
그냥 하더라
19.08.18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