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한 줌 삶이 빛나기를"
봄이라서 볕이 좋아서 짧게 쓴다. 오늘도 귀가하는 길에 어김없이 그 카페에 눈길이 갔다. 내리막 샛길, 반지하에 나 있는 벽돌집 카페, 또는 술집일지도 모르겠다. 차창 너머로만 보았기에 이름을 눈여겨 볼 겨를이 없었다. 잿빛 건물들 사이에 홀로 빛나는 그곳에 언젠가 가보겠다고 마음먹었다.
운명적 공간은 영화에서나 볼 법하다. <라라랜드>의 남녀가 만났던 레스토랑, 숱한 멜로 영화에 등장하는 지하철과 버스. 내 삶이 영화라는 믿음을 버리지 않아서, 그 카페는 나에게 운명적 공간이 될 것만 같다. 모두가 공무원을 꿈꾸고 건물주를 꿈꿀 때 나는 내 한 줌 삶이 빛나기를 꿈꾼다, 그 카페처럼. 영화가 이제야 슬슬 재밌어지려 한다.
17.04.08. 씀
17.05.03. 다시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