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섦을 그리워하는 게"
7년째 낯선 동네에 살고 있다. 동네는 낯익은데 아는 사람이 없으니 낯선 동네다. 열두 살에 이사를 왔지만 전학을 가지 않았고, 중학교부터는 기숙학교를 다녔으니 아는 사람이 없다.
낯선 동네에 사니 마음이 편하다. 낯선 동네에 사니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기 좋다. 낯선 동네에 사니 자전거와 친해졌고 목욕탕과 친해졌고 도서관과 친해졌다.
기숙사에서는 그리움이 밀물처럼 밀려왔다가 썰물처럼 빠져나간다. 집에 대한 그리움이자 낯선 동네에 대한 그리움이다. 그러다가도 낯섦을 그리워하는 게 가능한가 싶어 오묘한 기분에 사로잡힌다.
16.10.03. 씀
17.05.03. 다시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