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대 인디 붐은 다시 온다(?)

가을의 문턱에서 그 시절 감성이 필요한 당신을 위한 음악처방

by 빨간망토 채채

* 음악약방 플레이리스트와 함께 듣고, 보는 것을 권장드립니다.



반가운 이름들의 귀환

유난히 올해 예전(10년 전..)에 좋아했던 인디 가수들이 재등장한 느낌이다. 그도 그럴 것이, 페퍼톤스가 4월 20주년 정규 앨범을 냈고, 정준일도 7월에 미니 앨범 발표, 솔루션스도 무려 10년 만의 정규 앨범을 내놨다. 브로콜리너마저도 글을 쓰는 시점으로부터 1주일도 안된 10월 1일에 정규 앨범 발표!

1.jpg 페퍼톤스 데뷔 20주년 기념 앨범 [Twenty Plenty] (이미지 출처: 벅스)


그리고 소소하게 좋아했던 2인조 밴드 달에 닿아도 올해 싱글이 나와서 감격 중. 9와숫자들은 DMZ 피스트레인 록페스티벌에도 나오고 단독공연도 9월 진행했다는 소식. 리스너로서는 너무도 행복한 상황이다. 게다가 신곡들 저마다의 색깔로 모두 좋다.


2.jpg 뷰민라의 출발, 민트페이퍼(Mint Paper) 세 번째 앨범 [LIFE] (이미지 출처: 벅스)


노래들을 듣다 보니 예전 추억이 떠오르지 않을 수 없다. 음악이란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훌륭하고도 효과적인 매개체기도 하니까. 그리고 요즘 무슨 일 언급만 하면 10년 전이라.. 10년 전 일들을 자꾸 반추하게 된다. 여하튼, 2010년대 초반엔 한창 대학 생활을 하던 시점이었고 홍대 인디밴드 신이 요조, 한희정, 오지은, 타루 등 여성 싱어송라이터를 필두로 한창 떠오르던 시점이었다. 브로콜리너마저, 몽니, 디어클라우드, 데이브레이크 등 다양한 밴드도 많았고 해피로봇레코드(현 MPMG)와 같은 레이블도 부흥했던 시기였다. 그 시절을 자유로운 몸으로(?) 함께 할 수 있어 다행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고등학생 때는 인디밴드에 큰 관심은 없었으니 말이다.


3.jfif 메이트에 빠지게 되었던 하나의 계기, 영화 플레이 (이미지 출처: 네이버 영화)

그때 당시 메이트에 빠졌고, 정확히는 건반이 있는 밴드에 꽂혔었다. 랄라스윗이나 노리플라이 등... 지금 들어도 좋은 노래가 참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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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플리를 선곡하면서는 유난히 시간이 오래 걸렸는데, 그 당시 유명했던 노래, 아티스트의 대표곡을 기준으로 할 것이냐, 아니면 내가 생각했을 때 가을에 어울리는 노래로 할 것이냐도 고민이 되었고. 대표성을 띄는 아티스트(예를 들면 데이브레이크, 옥상달빛, 오지은 등 정말 그 시대를 풍미한 아티스트)를 선정할 것인지도 고민이 많이 되었다. 하지만 결론적으로는 가을 감성에 어울리는 그 시절 인디라는 콘셉트로 좁혀서 선곡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번 플리에 나의 킥이 있다면, 첫 곡과 마지막 곡일 것이다. 첫 트랙은 개인적으로 너무 좋아했던 노래이자 가을 감성 그 자체이기에 첫 번째 순서로 꼭 넣고 싶었다. 그리고 마지막 트랙은 사실 올 10월 발표된 브로콜리너마저의 새 앨범 수록곡이다. 엄밀히 말하면 2010년대 발표한 인디 노래가 아닌데, 왜 선곡했는지는 굳이 밝히지 않아도 가사를 보면 느끼실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요즘 애들 보면 재밌어 나는 언제 그랬었나
정신없이 살다 돌아보니 차라리 예전이 더 좋아 보여
광화문에 혼자서 영활 보러 갔던 스무 살 주변에 아무도 없는 듯했고
처음엔 왠지 무서웠던 이대 앞 빵엔 아마츄어증폭기 흐르고 있었지

김형사 끝나고 술 한잔 어때
반지하 이리카페에서 흰 맥북을 켜고 쌈싸페가 우릴 기다릴 거야
탈락했어도 향뮤직에 가서 시디를 팔자
시디를 팔자 구워서 시디를 팔자

별 볼 일 없어도 그래도 계속 노래를 하자

- 브로콜리너마저, 요즘 애들


선곡하다 보니 좋은 노래가 이렇게 많았었구나 하면서 이 시리즈를 계속 가져가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지금은 가을 감성 콘셉트 플리라면, 다른 계절이나 무드에 맞는 그 시절 인디 노래를 계속 선곡하고 싶다.

3.jpg 이미지 출처: 뉴시스 (사진 = 스튜디오 브로콜리 제공) (24.10.01)


좋아했던 아티스트가 신곡을 내면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는 건 좋아하는 사람들을 가끔씩 종종, 오래 보는 일과 같다. 그런 의미에서 자주는 아니더라도 그들을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나의 토토가, 그 시절 내가 좋아했던 인디 밴드들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