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부산 여행을 떠난 어느 날이었다.
맛있는 도넛을 먹고 싶어 어렵게 도넛 전문점을 찾아갔다. 기대와는 다르게 맛이 없었다. 고무줄을 씹는 듯한 빵 피, 미끈거리고 느끼한 크림. 최악의 조합이었다. 화가 났다. 어쩜 이렇게 맛이 없을 수가 있지?
같이 여행 간 사람(지금은 남편이 됨)은 오히려 재밌다며 하하 웃었다.
“이렇게 맛없는 도넛을 먹을 수 있는 것도 너무 재밌지 않아요? 이제 어떤 도넛을 먹어도 맛있을 거예요! 세상에서 제일 맛없는 도넛이 여기 있단 걸 알았잖아요.”
8명의 상사 이야기가 끝났다.
글에 담지 못한 부분도 있지만, 그건 내 역량 문제니 그저 마음에 묻어두려 한다.
나와 타이밍이 맞지 않았던 상사
그저 성장통을 세게 앓았던 상사
그리고 지금 생각해도 여전히 별로인 상사까지
그땐 이해할 수 없었는데 그때의 상사들이 조금씩 이해가 가는 걸 보니 그동안 내가 꽤 잘 구워졌나 보다.
좋은 상사란 무엇일까?
8명의 상사를 돌아보았지만, 딱 한마디로 정의할 수가 없다.
나에게 좋았던 상사는 누군가에게는 나쁜 상사일 수도 있고, 누군가에게는 정말 좋았던 상사가 나에게는 나쁜 상사일 수도 있다.
결국 우연이고,
결국 사람이다.
언제나 일을 잘하고 싶었다. 일이 잘 안 풀릴 때는 너무 일하기 싫었지만, 그것도 일을 잘하고 싶다는 욕심에서 나온 감정이었다. 그래서 더 좋은 상사를 만나고 싶었겠지. 그것 또한 나의 욕심인 걸까.
좋은 상사가 되고 싶기보다 좋은 상사를 만나고 싶은 마음이 더 큰 건, 여전히 내가 부족하기 때문일 것이다.
내가 좋은 상사가 되지 못한 이유는 상사로서 너무나 부족하지만, 시간이 세월이 나를 상사로 만들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냥 그저 시간이 흐르는 대로
살지 않기를 바란다.
시간이 만들어 준 상사가 되질 않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