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의 에세이클럽
주 1회 에세이를 쓰기로 결심하고 한 주, 그 다음 주까지는 괜찮았다.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고 글감도,그럴 줄 알았지.
생각 외로 나의 매일은 비슷하고 단조로웠다.
출근해서 일하고 퇴근해서 장르 소설을 읽다 잠든다. 곱하기 다섯 번. 무료함이랄지 무심함이랄지 모를 건조한 한 주를 보내고나면 딱히 할 말이 없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같은 이유로 인스타그램 업로드도 거의 안하게 되었다. 할말은 많지만 하지 않는다가 아닌 할말이 없어서 하지 않는다-의 상태.
예전 같으면 강박적으로 매일의 할일을 정리하고 그것을 하나씩 해결하는데 의의를 두었겠지만 조금 느슨해진 걸까. 잘하고자 하는 마음, 좋은 평가를 받고자 하는 욕심을 많이 내려놓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구태여 안챙겨도 될 사람을 챙기고 일을 하나하나 컨트롤 하려 하지 않는다. 이래뵈도 제법, 규칙적으로 게으른 삶을 산다.
가고 싶은 곳, 하고 싶은 것이 많아도 어차피 그러기에 마땅한 때가 무르익어야 되더라. 초연해졌다고 해야 할지. 나 자신에게 많이 관대해졌다.
세상을 내 속도에 맞추려는건 쓸 데 없는 일이고 식물에 물 주듯 각각의 일상에 맞는 돌봄을 해보려 한다. 비록 살식(물)마긴 하지만.
어쨌든 요즘은 느릿느릿 매일 똑같이, 할 말 없이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