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Motivation 시리즈를 통해 사람들이 원하는 것, 그리고 그것을 만족시키기 위해 보상으로 제공해줄 수 있는 Benefit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그러나 사실 이것만 가지고는 현실에서 적용하기 어렵습니다. 화투의 모든 패와 점수 계산 방법을 모두 숙지했다 하더라도 그것이 반드시 당신을 동네 타짜로 단숨에 만들어주지는 않는 것처럼, 아는 것과 실천은 다릅니다. 그래서 실제 사용에 도움이 될 만한 팁들을 조금 모아봤습니다.
Benefit 가능성
Motivation에 있어서 아래의 내용이 가장 중요한 구조 문장이라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너의 훌륭한 Mission 수행으로 조직의 Vision이 달성된다면, 너는 Benefit을 받을 것이고, 그 Benefit은 너의 욕구를 충족시켜 줄 것이다.”
이 구조문장은 따지고 보면 결국 일종의 거래입니다. 너가 뭔가를 하면 내가 주겠다는 제안사항이지요. 그리고 이 제안이 매력적이려면, 일단 Benefit이 매력적이어야 합니다. 매력적인 Benefit을 만드려면 대상자에 대해 잘 파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지요. 그리고 파악한 구성원의 욕구에 상응하는 맞춤형 Benefit을 제안할 줄 알아야 합니다. 이 두 가지 능력이 사람을 이끄는 리더가 필수적으로 갖추어야 할 덕목입니다. 이것을 잘 아는 리더는 굳이 구성원과 면담을 하라마라 옆에서 이야기하지 않아도 알아서 자리를 만들어 구성원의 이야기를 듣습니다. 현재 상황, 과거의 히스토리 등을 주의 깊게 수집하여, 매력적인 제안을 준비하지요.
하지만 동시에 많은 리더가 여기서 좌절하고는 합니다. 구성원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구성원이 원하는 수준의 Benefit은 현실적으로 리더가 제공하기 어려운 내용인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이 원하는 것? 대부분은 돈이죠. 그것도 아주아주 많은 돈일 겁니다. 지금보다 수천 ~ 수억원 정도 상향된 수입을 버는 미래를 누가 희망하지 않겠습니까? 그러나 이것은 리더 입장에서 쉽사리 제공할 수 없는 내용이지요. 그럼 어떻게 할까요? 이루어질 수 없는 기대를 하고 있는 구성원을 포기할까요? 꿈 깨라며 다그칠까요? 아니요 다른 방법이 있습니다. 바로 ‘지금보다 더 높은 가능성' 를 제안하는 것입니다.
혹시 로또를 사본 적 있으신가요? 아직 사보신적이 없다면 경험삼아 오늘 딱 한 장만 사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구매를 마치는 순간부터 추첨결과가 나오는 시점까지 스스로의 머릿속에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 가만히 관찰해보세요. ‘그럴리는 없겠지만 만약에 로또가 된다면’ 무엇을 할 것인가, 누구에게 알릴 것인가, 나와 내 가족은 얼마나 기뻐할 것인가들을 시뮬레이션하느라 아마도 정신 없으실 겁니다. 당신이 평소에 요행을 바라는 성격이든 아니든 상관없습니다. 합리적이고 냉정한 확률계산과는 다른 차원의 어떤 것이 머릿속에서 일어나게 되지요.
이유는 간단합니다. 인간의 뇌는 동기부여를 위해 도파민 등의 호르몬을 활용합니다. 근데 이 호르몬은 원하는 모든 것을 이루어낸 그 절정의 순간에도 나오지만, 그 순간을 상상하고 떠올려보는 기대만으로도 분비된다고 하지요. 그리고 놀랍게도 꿈을 이룬 순간보다는 상상하고 기대하는 순간에 더 많이 분비된다는 연구도 많습니다. 우리가 로또를 산 순간, 아주 미약하고 미미한 확률일지언정 수십억을 벌 수 있는 '가능성'을 갖게되었습니다. 그 순간 뇌는 기대하게 되고, 그 기대에 대해 도파민이 분출되는 것이죠. 즉, 원하는 것에 지금보다 가까워질 수 있는 '가능성'을 약속하는 것으로 실물 제공을 약속하는 것과 유사한 효과를 얻게 됩니다. 수학적으로는 확률을 증가시켜줌으로서 기대값을 올리는 방법이라고 표현할 수 있겠네요.
가능성을 제안하는 대표적인 방식으로 ‘성장의 약속'이 있습니다. 지금 당장 버는 돈이나 수입은 크지 않지만 성장에는 도움이 되며, 이 성장이 장차 당신이 원하는 것을 얻게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약속입니다. 실제로도 급여는 적지만 많은 교육의 기회, 또는 보고 배울 수 있는 뛰어난 동료와 선배를 만날 수 있다는 것이 어필 포인트인 조직도 많습니다. 뛰어난 셰프에게서 환상의 레시피를 어깨 너머로나마 배울 수 있는 곳이라면, 그 곳에서 주는 급여가 조금 낮은 것이 당장에는 그렇게 큰 문제가 아닐 수도 있는 것이죠.
‘기회의 약속'도 있습니다. 당신이 원하는 것을 내가 당장 줄 수는 없지만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는 기회를 더 넓혀주겠다는 약속입니다. 기회란 더 많은 사람일 수도 있고, 더 중요한 사람과의 만남일 수도 있겠죠. 저는 TV에 나오는 수많은 음악 오디션 프로그램들을 보면서 생각보다 우승 상금이 그리 크지 않다는 사실에 놀라고는 합니다. 근 석 달 가까운 기간 동안 생업을 거의 중단하고 오디션에 참가하는 인원에게 최종 Benefit으로 제공하기에는 그렇게까지 매력적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많은 재야의 고수들이 이에 지원하죠. 왜냐하면 이 오디션은 더 큰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입니다. 더 많은 사람에게 자신을 알릴 기회, 소속사에게 자신을 어필할 기회, 나아가 큰 무대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에 사람은 우승 상금의 크기에 아랑곳하지 않고 오디션에 지원합니다.
이처럼 가능성을 제안하는 방법은 다양한 곳에서 쓰이고 있습니다만, 사용에 주의해야 할 점이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이 방법은 실물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니, 자칫하면 허풍이나 사기의 수단으로 인식되기 쉽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실제로 과거의 많은 기업들이 단지 당장의 급여를 적게 주기 위한 방책으로 성장과 기회의 약속을 제안하고는 했습니다. '열정페이' 라는 단어로 대표되는 이 방책은 너무나도 악의적이었습니다. 돈이 적은 대신 성장할 것이라 말했지만 성장이 가능한 업무를 주지 않았고, 커다란 기회가 주어질 것이라 했지만 기회를 주지 않았기 때문이죠. 당시의 불쾌한 기억이 너무나도 강렬한 까닭에 사람들은 이제 가능성을 제시하는 제안 형태에 대해 매우 회의적이고 부정적인 반응을 갖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비슷한 뉘앙스를 내비치기만 해도 '가스라이팅'이라고 불리우는 지경에 이르렀지요.
또 성장과 기회의 약속은 구조상 구성원과의 이별을 은연중에 암시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약속대로 크게 성장한 구성원에 걸맞도록 조직이 더 같이 성장하지 못한다면, 그는 더 이상 우리의 조직에 남아있을 이유가 없으므로 떠날 것입니다. 성장한 능력으로 그가 원래 얻고 싶었던 Benefit을 제공하는 곳으로 떠나겠지요. 또 좋은 기회를 약속대로 찾아준다면 당연히 그는 새로운 기회에 감사해하며 지금의 조직에서 떠날겁니다. 이는 오랫동안 애써 키워온 인재를 그리고 조직에 훌륭히 기여한 인재를 다른 곳으로 보내는 결과이니 이는 HR에서 말하는 Retention과 상호 모순적인 정책이 됩니다.
그래서 이 가능성의 방법을 사용할 때에는 구성원 관리에 대한 일종의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합니다. 상대방은 영원히 있지 않고 언젠가는 헤어지게 될 사람이라는 것. 그래서 이 사람이 우리의 조직을 떠나게 되었을 때에 대안을 늘 마련해놓고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대신할 다른 사람을 빠르게 구하고, 그 사람도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시스템들까지 구축되어 있으면 제일 좋을 것입니다.
결국 성장과 기회의 약속이란 당장 우리가 줄 수 없는 Benefit을 미래의 어느 시점으로 보내놓은 것입니다. 산 정상에 오르고 싶은 사람에게 당장 산에 데려다주지는 못하지만, 산을 안전하게 타는 법을 가르치고, 산에 입장할 수 있는 티켓을 구해주겠노라 약속했던 것이죠. 그런데 타는 법도 알려주지 않고, 티켓도 구해주지 않으면서 이런 저런 일을 시킨다면 그것이 바로 앞서 말한 '가스라이팅'이자 착취인 것이죠. 약속을 지키지 않은 이런 행동은 당연히 비판받아야 마땅합니다. 또, 구성원이 이제 꿈꾸던 산을 오르겠노라고 작별인사를 할 때, 노하거나 배신감을 표현하는 것도 하지말아야 합니다. 따지고 보면 그는 단지 산에 오르고 싶어서 우리와 잠시 같이 있었던 것 뿐이기 때문입니다. 이를 억지로 막는다면 이 역시 약속을 어기는 행동이 됩니다.
Vision 레버리지
약속은 달콤할수록 좋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마음대로 책임 못 질 만큼 허풍을 늘어놓으라는 소리는 아닙니다. 너무 달콤한 약속은 의심해보아야 한다는 격언이 괜히 있는게 아니지요. 그리고 그 격언은 당신의 구성원도 알고 있습니다. 더군다나 Vision을 달성하는 조건으로 Benefit이 지급된다면, 그 Vision이 가능성이 있는 것인지 검토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합니다. 허세를 부리는 것도 좋지만 두 가지 부분에 대해서 충분히 근거자료를 가지고 있는 것이 좋습니다.
첫번째로 Vision의 거리감입니다. 너무 거대한 사이즈의 이야기이지는 않은지, 빛깔만 좋을 뿐 실체가 없는 문장은 아닌지, 억지스러운 내용은 아닌지 검토가 필요합니다. 너무 멀어보이는 이야기를 하면 아무도 시작하려하지 않습니다. 의도적으로 Vision을 아주 멀리 잡아놓는 리더도 있습니다. 말도 안되는 허풍스런 이야기를 늘어놓고는 이것이 실현가능성이 높다며 호언장담합니다. 일을 실패한다면 본인의 능력조차도 파악 못하는 천하의 머저리 취급을 받게되지요. 그러나 만약 호언장담을 진짜로 실현해낸다면, 실제로 그 리더의 위치는 아주 공고해질 겁니다. 이와 반대로 Vision을 아주 가깝게 잡는 리더도 있습니다. 마치 분기 목표로 설정하면 딱 맞을 내용을 Vision이라고 내세우지요. 저는 이런 거리감을 [레버리지]로 은유하고 싶습니다. 행동하는 모습이 마치 투자 포지션과도 닮아있기 때문입니다. 극단적인 하이 리스크로 극단적인 하이 리턴을 추구하거나, 로우 리스크로 로우 리턴만을 얻거나요.
투자도 마찬가지지만, 높은 레버리지를 사용하는 것은 아주 고급 스킬입니다. 스포츠 영화에 흔하게 나오는 첫 장면이 있습니다. 막장인 팀에 새로운 감독이 부임하면서 감독이 자신의 말대로만 따르면 우승의 영광을 안겨주겠노라고 연설하죠. 감독과 팀은 온갖 시련을 겪게 되지만 결국 영화니까 마지막 장면은 해피 엔딩으로 끝납니다. 하지만 현실은 당연히 그렇게 녹록하지 않겠지요.
하지만 실패가 무섭다고 달성이 쉬운 Vision을 세운다면 그 또한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데는 충분하지 못할 겁니다. 그래서 적당한 거리가 중요합니다. 그리고 어느 정도가 적당한 거리인지는 여기서 답변하기 어렵습니다. 마치 칙센트미하이 교수가 제안한 Flow 상태에 빠지기 위한 난이도와 유사합니다. 너무 쉬우면 지겨워져서 몰입하지 못하고, 너무 어려우면 몰입 이전에 포기를 선택하게 되지요. 그 사이 어디쯤의 난이도여야 비로소 Flow 상태에 도달하게 됩니다. 즉, 처해진 상황과 조건에서 내놓아야 하는 답이라 일반적인 답을 내놓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적당히 높은 레버리지 하에서 구성원의 Motivation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되는 Tip은 드릴 수 있습니다. 테레사 에머빌 교수는 그의 책인 '전진의 법칙'에서 직원들이 직장에서 가장 크게 동기 부여를 얻는 요소가 바로 '의미 있는 진전(meaningful progress)'이라고 말합니다. 이는 Vision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우리의 행동들이 무의미하지 않고 Vision으로 나아가는데 기여하고 있다는 것을 꾸준히 피드백해준다면, 당장은 멀리 있는 Vision이라도 견딜 수 있게 해주지요. 다음은 이 의미 있는 진전을 구성원이 스스로 느끼게 해주는 몇 가지 방법입니다.
1) Vision을 마일스톤 단위로 나누어 먼 거리에 압도당하지 않게 해주세요.
2) 짧은 간격으로 확실한 진전을 피드백해주세요. 아무리 미세할지라도상관 없습니다.
두번째는 리더의 역량입니다. 리더가 이 Vision을 달성해내는데 충분한 사람인지가 반드시 보증되어야 합니다. 새롭게 선임되고나서 취임사로 세계시장 점유율 1위 달성을 선언하는 사장님을 떠올려 봅시다. 구성원은 이 Vision을 제안받는 순간 사장이 이러한 Vision을 실현해낼 능력이 있을지, 중요한 순간에 옳은 판단을 해낼 수 있을지에 대해서 반드시 재어볼 겁니다.
만약 역량이 충분하다고 평가받는 리더라면 ‘내가 방법을 안다. 나만 믿고 따라와라' 정도의 말로도 구성원이 군소리 없이 따라올 것입니다. 하지만 역량을 기대할 수 없는 리더라면? 모든 지점에서 의심을 받게 되고, 새로운 일을 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습니다. 구성원이 알게모르게 짓궂은 테스트를 할 수도 있죠. 그래서 리더는 본인이 자신이야말로 이 Vision을 달성할 적임자임을 구성원에게 설득하거나 최소한 제안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영화 [탑건:매버릭]에서 톰 크루즈는 비밀 작전의 리더로서 작전에 선발된 최고의 비행사들과 만납니다. 젊은 비행사들은 늙은이 톰 크루즈를 보고 탄식하죠. 이들이 첫 만남에 무엇을 했을까요? 전투기를 타고 모의 근접전투를 벌입니다. 톰 크루즈는 이 전투에서 실력발휘를 하였고, 그 후에야 비로소 비행사들은 그를 리더로 인정합니다.
만일 본인의 역량은 충분하지만 구성원에게 인정받지 못하다고 느낀다면, 자신의 실적, 출신 학교, 학력, 인맥, 평판, 성격, 계획 등등 무엇이든 동원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이든 동원해서 스스로를 표현해야 합니다. 없다면 없는대로 허세라도 부려서 직접적으로 또는 은근한 방식으로 자신을 표현할 줄 알아야 합니다.
You are what you do
우리는 생존하고, 나아가 더 나은 자신이 되고자 합니다. 그래서 일을 하고 대가를 받아서 그것으로 자신이 원하는 자신으로 되고자 합니다. 하지만 오로지 그 대가만이 일을 하는 유일한 이유는 아닙니다.
아주 많은 연봉과 명예를 보장받는 직장에 취직했다고 합시다. 처음 몇 달은 너무나 즐거울 것입니다. 세상을 가진 것 같고 두툼한 지갑과 명예를 뽐내는데도 시간이 부족하겠죠. 시간이 더 지났다고 칩시다. 허니문 기간이 끝날만큼 아주 길게요. 어느 날 불현듯 이 일이 무의미한 쳇바퀴처럼 느껴지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곧 '나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 '내 일이 세상에 어떤 의미가 있는가'에 대한 고민이 찾아오게 되지요.
사람들은 확실히 예전보다 일의 의미를 더 중요시합니다. 자신의 일이 무의미하고 무가치하고 느껴졌을 때 심지어 그 일을 포기하는 경우도 예전에 비해 많아졌습니다. 나이가 있으신 분들은 ‘배부른 소리'라며 일축합니다만, 저는 이게 우리 사회가 발전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더 이상 먹고살기 위해서만 일하지 않는다는 것이죠. 대가를 받는 그 시점만을 위해서만 일하는 것이 아니라, 일을 하고 있는 그 순간순간에 느끼는 경험들의 질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겁니다.
이렇게 일의 의미를 추구하는 사람을 마주하였을 때 의미를 논의하는 방법에 대해 고민해봅니다.
[1] 너에게 주어진 Mission은 아주 중요하다.
사람은 누구나 존중받고 싶어 합니다. 존중의 근거는 집이나 옷차림에서도 찾을 수 있지만, 무슨 일을 하는가 또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죠. 특히 타인의 시선보다는 스스로를 돌아볼 때 직업은 더욱 중요한 존중의 근거가 됩니다. 인생의 대부분을 일에 쏟아붓기 때문인데요. 그래서 어느 날 문득 자신을 돌아볼 때, 자신이 하루 중 대부분의 시간을 어떤 업무로 보내왔는지, 그리고 그 일을 통해 무엇을 이루었는지를 중점적으로 되짚어보게 될 겁니다.
구성원과 대화를 하면서 흔히 저지르는 실수 중 하나는 우리가 하고 있는 일을 하찮거나 또는 손쉬운 것으로 느끼게 하는 말을 하는 것입니다.
ex1) ‘잡일’, ‘누구나 할 수 있는 일’, ‘초등학생도 하는 일’
ex2) ‘호구지책’, ‘입에 풀칠이나 하려고 하는 것’, ‘생업’, ‘먹고살려니 하는 일’
ex1)은 주로 우리가 하는 일이 아주 어려운 일이 아님을 강조하고, 구성원으로 하여금 겁먹지 말고 도망치지 않게 하려는 의도에서 나온 말일 겁니다. 그렇지만 딱 그 경우에만 쓰시고 반복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잡스러운 일이라면 굳이 자신이 꼭 해야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하게 되어 업무에 집중하지 않게 만들기 때문이고, 그리고 그런 일을 하는 스스로를 특별하지 않고 그저 수 많은 사람들 중 하나 정도로만 느끼게 만듭니다.
ex2)의 말은 분명 진실을 담고 있습니다, 물론 우리는 먹고살기 위해 일합니다. 하지만 그것이 일하는 이유의 전부는 아니며, 우리가 살아가는 유일한 이유조차 아닙니다. 따라서 이러한 말을 반복하는 것은 일의 품위와 긍지를 가진 사람들에게는 오히려 모욕적으로 들릴 수 있습니다. 자긍심을 가지고 조상 대대로 이어져 내려오는 일을 이어나가는 명장들에게 그 일이 어찌 그저 먹고살기 위한 단순한 수단에 불과하겠습니까?
리더는 단순히 업무를 결정하고 분배하는 것을 넘어, 각각의 업무에 대한 가치를 부여할 자격도 가진 사람입니다. 리더가 낮고 보잘것없다고 평가하는 일에 어느 구성원이 진지하게 접근하겠습니까? 자신이 하는 일이 하찮다고 느끼는 순간, 구성원은 슬그머니 그 일에 대한 열정을 잃어버릴 것입니다. 그러니 하고있는 일이 아주 중요하고 많은 사람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는 일이라고 꼭 강조해주세요.
[2] 우리의 Vision에는 의미가 있다.
일의 의미에 대해 논할 때, 우리는 논의를 정의하는 첫 시작부터 난관에 부딪칩니다. 도대체 “의미있음” 의 의미가 무엇일까요? 의미없음과 의미있음을 무엇을 기준으로 나눈단 말입니까? 흡사 일의 의미를 찾는 것처럼, 어떤 사람은 삶의 의미를 탐색합니다. 삶의 의미를 찾아낸 사람의 글과 행동, 그리고 인생을 서술한 글들을 보면 사실 저마다 답이 제각각입니다. 모두가 개인적인 차원에서 자신의 삶의 의미를 찾아내었으니까요. 하지만 의미라고 하는 것을 삶의 주관적 차원으로 환원하여 저마다 살아가는 개인에게로 제각각 나누어버린다면 우리는 이 의미있는 일에 대해 한발자국도 논의를 전개해나갈 수가 없습니다. 그러한 논증이라면 결국 일의 의미는 개인이 각자 알아서 열심히 찾으라는 말 외에 할 수 있는게 없으니까요.
리더는 Vision을 제시합니다. 그리고 그 Vision이 리더에게 있어서는 의미가 있습니다. 하지만 당연히 어떤 구성원은 그것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지요. ‘Vision의 의미있음’을 리더는 이 구성원에게 설득하고 납득시켜야 합니다. 그리고 이 작업은 단순히 의미있다는 말을 귀에 못박히도록 소리치거나 밑줄쳐서 하루 100번씩 쓰게 만든다고 되지 않습니다. 효과가 없습니다.
저는 감히 생각하기로 어떤 사물의 의미있음 또는 가치있음을 따지기 위해서는 그 사물의 상위 범주의 차원에서 내려다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mission을 생각해봅시다. 어떤 mission의 의미를 따지기 위해서는 그 mission이 속하는 vision에 비추어 살펴봐야 합니다. Vision에 도달해내는데 미치는 영향력이 클수록 그 mission은 가치가 높고 그래서 의미가 있지요. 이렇게 생각한다면 vision도 그의 상위 단계에서 내려다볼 수 있어야 합니다. 저는 이 상위단계를 거대 서사라고 부릅니다.
Vision의 의미는 이 거대 서사에서 맡은 역할을 평가하는 것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친환경제품을 제공하겠다라는 Vision은 지구가 점점 온난화로 가고 있다는 거대한 서사 안에서만 의미를 갖습니다. 그리고 이 친환경 제품이 지구온난화를 막는데 큰 도움을 줌으로서, 이 Vision은 서사 안에서 강력한 소구력을 갖게됩니다. 마찬가지로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에서 어벤져스 조직이 가진 강력한 Vision은 빌런이 일으키는 위기의 크기가 거대하면 거대할 수록, 그 위험이 피부로 직접 와닿을수록 더 의미를 크게 인정받습니다. 더 이상 거대한 위험이 없다면 어벤져스는 해체되어야겠지요.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vision은 결국 스스로는 의미를 주장하지 못합니다. vision을 둘러싸고 있는 서사와 관계할 때 의미가 발생하며, 서사가 시의성을 갖고 설득력을 가질때, 비로소 vision이 빛나게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설득력 있는 서사를 어떻게 만들까요? 저는 서사의 뼈대가 되는 플롯(Plot)의 측면에서 소개하고자 합니다.
플롯이란 이야기의 구조를 말합니다. 세상에 이야기는 무한하게 많습니다만, 구조는 무한하지 않습니다. 마치 세상에 비빔밥의 개수는 재료에 따라 무한할 수 있지만, 만드는 레시피의 구조는 하나인 것처럼요. 학자에 따라 조금씩은 다르지만 이 플롯의 개수는 몇 개에서 몇 십개 수준으로 한정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의 힘을 모으게 하는 플롯은 제 생각에 두 가지 밖에 없습니다. 회복의 플롯, 그리고 모험의 플롯입니다.
회복의 플롯은 어떤 사유로 결여가 생긴 무엇을 다시 원상태로 만들어낸다는 내용입니다. 캐나다의 심리학자로 대중들에게도 잘 알려진 조던 피터슨은 ‘의미의 지도’ 라는 책에서, 사람들의 마음속에 있는 믿음의 근원이 무엇인지 파악하고자 인류의 신화들을 모아 분석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신화는 그 구조가 "아름다웠던 원시 상태 - 혼란에 빠진 현재 - 이를 해결하는 현재의 영웅 또는 미래의 메시아 예언" 의 구성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을 밝히지요. 이 플롯구성이 선사시대 인류에게 매우 강력한 설득력이 있었던 겁니다. 그리고 현대 인류와 선사시대 인류는 뇌에 있어서 차이가 그리 크지 않지요.
현대 뇌 과학 및 행동경제학의 실험들은 같은 기대값이라 할지라도 인간은 손해를 회피하는 방향으로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을 밝혀내었습니다. 인간에게 있어서 손해란 커다란 충격입니다. 그 손해가 본인의 실수였든, 누군가의 간계였든, 천재지변으로 인한 것이든 상관없습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든 회복하고 보상받아 과거의 행복했던 - 손해가 없었던 - 상태로 돌아가고 싶어하지요. 관련된 키워드도 많습니다. 계모에게 쫓겨난 공주, 정당한 계승권이 있었던 왕자, 어지럽혀진 기존 질서, 부모님의 복수, 중상모략에 대한 보복, Make America Great Again 등이 있겠습니다.
이 회복의 플롯이 강력한 까닭은 사람에게는 타인의 회복을 도와주겠다는 마음을 강력하게 갖고있기 때문입니다. 남이 잘되는 것은 못보지만, 남이 원상태로 회복하도록 도와주는 것에는 마음을 아끼지 않습니다. 일상적으로 기아상태에 빠진 사람을 돕는 사람보다는 전쟁, 홍수, 기름유출 등으로 인해 삶에 갑작스레 어려움을 겪게된 사람에게 도움을 주는 손길이 더 많은 것도 이런 이유에서입니다.
다만 회복의 플롯에는 문제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돌아가고 싶은 화려한 과거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만약 조직이나 대상이 역사를 논할 수 없을 정도로 생긴지 얼마 안되었거나, 과거가 너무나 불운하여 아무리 살펴봐도 내세울만한 시절이 없을 수도 있습니다. 이 경우에는 회복의 플롯을 사용하기가 곤란합니다.
모험의 플롯은 이런 제한요소가 없습니다. 모험의 플롯이란 전인미답, 미증유의 세상으로 도전하자는 플롯입니다. 그래서 과거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크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오로지 미래이지요.
모험소설은 역사도 깊고 인기가 많은 장르입니다. 서양문학에서 모험기는 오디세이아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합니다. 전혀 모르는 세상과 지역으로 나아가서 투쟁하고 적응하며, 그곳에서 상상도 못할 일들을 겪어나가지요. 역사적으로도 모험의 플롯이 세상을 지배했던 시점이 몇몇 있었습니다. 대항해시대, 서부개척, 아문센의 극지탐험, 아폴로 계획 등이 떠오르네요. 특히 20세기말 21세기가 되고나서는 인터넷과 앱 들로 인해 기존에 없었던 시장의 기회가 열리면서, 실리콘밸리도 대변되는 새로운 사업들이 하나의 모험으로서 간주되었습니다. 이 신규시장에 용감히 뛰어드는 ‘벤처’기업이라고 부르지요. 요즘은 스타트업이라는 단어를 더 많이 씁니다만.
모험 플롯을 활용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우선 모험은 그 특성상 하이리스크의 전형입니다. 바다를 건너 무엇이 있을지도 모르는 미지의 세계로 나아가 무언가를 얻기 위해 나서는 행동은 집 앞 정원에서 성실히 키운 과일을 따는 행동과는 본질적으로 다릅니다. 즉, 모험 서사를 쓰는 순간 이 서사의 타겟은 하이 리스크를 떠안을 수 있는 야망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됩니다.
하이 리스크에 대한 보상은 어떨까요? 물론 하이 리턴이어야 하겠지요. 우리는 거기서 한 발자국 더 들어가야 합니다. 보상 방식에는 고정형 방식과 변동형 방식의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간단히 설명하면 고정형 방식은 정해져있는 데로 보상받는 것입니다. 변동형 방식은 보상이 고정되어 있지 않으며, 어떤 범위 안에서 보상받는 것입니다.
하이 리스크라 할 지라도 고정형으로 보상받는다면, 그것은 모험이 아닙니다. 아주 위험하고 힘든 일을 했지만 정확히 서류에 정의되어있는 만큼의 고연봉을 받는다면 그건 전문적인 고급노동일 뿐이지 모험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고대 유적지를 탐사하면서 유물을 찾고, 기존에 없었던 새로운 앱 서비스를 개발할 때에 우리는 최종 보상에 대한 예측이 불가능합니다. 보상은 유동적이며, 동시에 매우 높은 고점의 가능성을 가집니다. 모험은 바로 이 변동성과 매우 높은 고점 가능성이 핵심입니다.
가능성이 낮을지라도 한 없이 높은 고점 상태로 갈 수 있는 기회를 제시하고 우리가 그것을 해낼 수 있다는 것을 설득할 수 있다면 당신은 훌륭하게 모험 플롯을 사용하고 있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