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가스 한일전

전설의 돈가스 제20화

by 김영주 작가

기사가 나가고 오랜 시간이 지나지 않아 여기저기서 인터뷰 요청이 들어오게 된다.

사실 그때까지만 해도 월드컵은 다가오는데 국민들 사이에서 열기가 오르지 않고 있었고, 축구는 축구대로 히딩크의 별명이 오대영 시절이었기 때문에, 신동준의 월드컵 돈가스는 언론사 입장에서 아주 좋은 기사거리가 된 것이다.


12월 26일에는 SBS의 <모닝와이드>에 소개가 되었고, MBC에서도 취재 요청이 들어오게 되고, 2002년 1월이 되자 뜻하지도 않은 로이터 통신에서도 취재 요청이 들어오게 되는 사태가 발생하게 된다.


신동준은 이건 기회다, 라는 생각이 들었고 이 여세를 몰아 진짜 한일 맛 대결을 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고, 일본 월드컵조직위에 2002 한일월드컵을 기념해서 한국과 일본의 돈가스 대결을 벌이자는 제안서를 보낸다.


하지만 그쪽에서는 이렇다 할 연락이 없었고, 기다리던 신동준은 결국 명동 한복판에서 한일월드컵을 축하하고 맛 대결을 벌이자는 이벤트를 직접 열기로 결심한다.


이제는 그동안 언론사가 신동준을 섭외했던 상황과는 반대의 상황이 전개되기 시작한다. 이벤트를 열기로 한 신동준이 언론사를 상대로 일일이 섭외를 하게 된 것이다.


자신이 할 수 있는 한 모든 언론사에 팩스를 넣고, 전화를 해서 이벤트 현장에 취재 요청을 하게 된다.

어차피 구미를 당겨하지 않는 곳은 빼고, 조금이라도 관심을 보이는 언론사에게는 끈질기게 섭외를 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남은 곳은 단 한 곳, 경찰서였다.

명동 한복판에서 모종의 이벤트를 벌이는 것이기에 경찰서의 허가가 떨어져야 하는 것이다.

당시 명동의 관할 경찰서인 중부 경찰서를 찾아간다.

집회를 담당하는 직원 앞에 선다.


“저기... 전 명동에서 돈가스 장사를 하는 신동준이라고 하는데요, 명동 거리에서 돈가스 이벤트를 하려고 하거든요?”

“네? 돈가스 이벤트요?”

“네.”


순간 그 직원의 표정이 ‘뭐 이런 놈이 다 있어? 미친놈 아냐?’ 하는 듯했지만, 신동준은 거기서 멈출 수 없었다.


“이제 조금 있으면 한일월드컵 아닙니까? 그래서 제가 월드컵 돈가스라는 걸 개발했는데요, 그걸 들고 명동 거리를 풍물패랑 다니면서 월드컵 성공개최를 기원하는 겁니다.”


그런데 담당 직원은 계속 돈가스집 사장님이 장사나 하시지 뭘 한다는 건가 하는 표정을 지을 뿐이었다.


“전 방송에도 여러 차례 나온 사람이고요, 내일 정식 제안서를 가지고 오겠습니다. 그리고 전 제 홈페이지도 있습니다. 한번 보시겠습니까?”


신동일은 담당 직원의 책상 위에 있는 컴퓨터 앞에 가서 재빠르게 자신의 주소를 두드린다.


“어, 이 사람 지금 뭐 하는 거야?”

화면이 바뀌면서 동갓 홈페이지가 나타났다.


“이겁니다.”

직원은 홈페이지를 유심히 보더니 한 마디를 던졌다.


“일단 제안서 가지고 오셔서 절차를 밟으세요.”


이렇게 해서 신동준은 제안서를 제출하고 무엇보다 월드컵을 홍보하는 이벤트라는 점을 강조해서 겨우 설득을 하게 된다.


그런데 이번엔 이벤트를 하면서 행진을 하게 되는 거리를 놓고 경찰과의 실랑이가 있었다.

신동준은 밀리오레에서 상업은행까지 행진을 원했고, 경찰서는 유투존까지만 할 것, 소요 시간도 딱 한 시간만 하라고 이벤트를 자꾸 축소화시키려는 조짐을 보인다.

물러날 그가 아니었다.

신동준은 외신도 온다, 우리나라 월드컵을 해외에 홍보하는 것이다 등의 설명으로 간신히 허락을 맡게 된다.


그렇게 해서 2002년 3월 14일 신동준은 풍물패를 앞세우고, 자신이 만든 월드컵 돈가스를 접시에 들고, 명동 한복판에서 한일 월드컵의 성공적인 개최를 기원함과 동시에 한일 돈가스 맛 대결을 선언하는 이벤트를 열띤 취재 속에 열게 되는 것이다.


식당 앞에서 고사를 지내는 장면을 연출하니까 외신들의 반응이 특히 좋았다.

며칠 후 계획에 없던 이벤트를 다시 한번 열게 되는데 돈가스 전문점 사장의 말이 괜한 허풍인 줄 알고 무시했던 언론사들이 다시 요청을 해서 하게 된 것이다.


신동준은 이벤트라는 것을 단순히 손님을 끌기 위한 것으로 생각하지는 않았다.

단지 식당의 이미지를 보여줄 수 있는 찬스로 생각을 한 것이고, 자신의 이미지를 홍보할 수 있는 기회로 여겼기 때문에, 이왕 할 거라면 죽기 살기로 매달린 것이다.


# SBS <리얼코리아 ‘그곳에 가면’> 방송기


월드컵 이벤트가 신동준이 직접 기획하고 출연, 연출을 했던 이벤트였다면, 방송사의 취재는 다른 차원의 또 다른 이벤트였다.


2002년 당시 기준으로 동갓이 그동안 신문과 방송을 포함해서 언론매체에 노출이 된 횟수를 따져보면 대략 50여 차례가 될 것이다.

그중 동갓을 가장 대중적으로 알려지게 만든 첫 번째 1등 공신이 된 방송은 2001년 2월 28일 방송이 된 SBS의 <리얼코리아>였다.

신동준에겐 평생 잊을 수 없는 경험이 된 프로그램이다.


2001년 2월 어느 날, 가게에 여자 손님이 4명이 있었고, 7시에 예약 손님이 있어 신동일은 한창 바쁠 때였다.

누군가 문을 열고 들어와 가게 안을 둘러보는 것이었다.


“어서 오세요”


신동준은 하던 일을 계속하면서 인사를 했지만 그 여자 손님은 앉지는 않고 계속 가게 안을 둘러만 보는 것이었다.

신동준은 누군가 싶어 바라보는데,


“저.. 안녕하세요? 저는 SBS에서 리얼코리아라는 프로그램의 김혜숙 작가라고 하는데요.. 거기서 음식점을 소개하는 ‘그곳에 가면’이라는 코너를 맡고 있어요. 잠시 얘기 좀 나눌 수 있을까요?”


신동일은 내심 지상파의 작가라고 해서 설렘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저녁에 있을 예약 손님 때문에 시간을 내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지금은 예약 손님 때문에 이야기를 할 시간이 없습니다.”


그는 작가에게는 의외의 답을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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