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리얼코리아 ‘그곳에 가면’>에 나오다.
전설의 돈가스 제21화
정중하지만 단호하게 말하고 하던 일을 계속하려 했다.
그런데 그 작가는 잠시 의아한 표정을 짓더니 물러나지 않고 잠시만 이야기를 하자 했고, 신동준은 어쩔 수 없이 자신은 주방에서 일을 하면서 짧은 시간이나마 작가와 얘기를 나누게 된다.
“저기요, 사장님. 제가 온 이유는 우리 프로그램에 출연을 해주셨으면 해서 그렇거든요? 괜찮으시겠죠?”
자신이 온 이유에 대해 처음 설명을 한 작가의 표정엔 내심 자신감이 배어있는 것을 신동준은 놓치지 않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거짓말을 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전 <리얼코리아>라는 프로그램을 많이는 아니고 한 두 번 본 적이 있는데요, 제가 방송은 잘 모르지만 제 생각엔 저희 집이 나오기에는 어울리지 않는 프로그램 같은데요? 저는 막 퍼주는 마음씨 좋은 아저씨가 아니거든요. 제 돈가스 가격을 보세요, 전 이 가격을 받지만 그만큼 서비스를 하고 있거든요. 그러니까 다른 좀 더 서민적인 식당을 찾아보시죠.”
신동준의 거침없는 말에 작가는 두 번째로 의외라는 표정을 지었지만 그 작가도 역시 방송으로 밥을 먹은 지가 수년 째 되는 베테랑 작가였다.
요지부동이었다.
“제가 오기 전에 이 집 홈페이지를 다 봤는데요, 이런 말을 해도 될까 모르겠지만 저는 작가 생활해 오면서 제 안목을 믿어요. 또 이 프로그램을 오래 했기 때문에 이제는 어떤 집이든 간판만 봐도 저 집이 맛있는지 아닌지 알 수 있어요. 전 이 집이 저희 프로그램에 충분히 나올 자격이 있다고 생각해요.”
신동준은 당연히 자기하고는 콘셉트가 맞지 않는 프로그램이라고 생각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거절의 의사를 계속 표현하고 싶었지만 워낙 일이 바쁜 시간이어서 그럼 얘기라도 더 하려면 내일 다시 오라는 말만 하며 요리에 전념을 했고, 작가도 일단 그날은 단념을 하고 돌아가게 된다.
다음날 오후 2시 55분경에 다시 찾아온 김혜숙 작가.
문을 여는 순간 마침 일본 손님이 단체로 식사를 하고 우르르 나가는 모습을 보게 되는데, 그 모습에 더욱더 필이 꽂혔는지, 작가는 신동준에게 계속 섭외 요청을 하게 된다.
하지만 신동일은 이런 말을 하게 되는데,
“저 작가님, 혹시 안 바쁘세요?”
“네? 왜요?”
“지금이라도 다른 집 섭외하면 안 되나 해서요.”
작가는 뭐 이런 사람이 다 있나 하는 표정이 되고, 이 사람이 보통 방법으로는 넘어오지 않겠다는 걸 느꼈는지 작전을 긴급히 변경하게 된다.
“사장님, 그러시지 말고 촬영하게 해 주세요, 네? 그냥 사장님 있는 그대로의 모습만 찍으면 되거든요?”
“제 모습을 제가 잘 알아요, 그 프로그램하고 맞지 않는다는 거.”
“에이~ 사장님, 비디오 오디오 영락없는 TV 체질이에요~ 맞아, 장사에 방해되실까 봐 그러시는구나? 걱정 마세요, 저희 피디님이요, 왜 6미리라고 작은 카메라 들고 구석에서 하루 종일 있으면서 사장님 일 하시는 모습 그냥 리얼하게 담으면 돼요. 뭐 물론 손님들 인터뷰 간단히 따는 건, 그분들 기분 안 나쁘시게 확실하게 허락을 해주신 분들만 따면 되고요. 그러니까 부담 가지실 거 하나도 없어요. 사장님, 해 주세요, 네?”
이렇게까지 말해도 신동준이 요지부동이자 작가는 결국 최후의 방법을 사용하게 된다.
“사장님, 솔직히 말씀드리면 이 집 안 되면 저 작가 잘리거든요? 그러니까 이번에 한 번만 도와주세요, 네?”
나중에는 애원 반 협박 반식으로 자신의 입장까지 설명하며 얘기를 하게 된다.
그렇게 해서 신동준은 반강제적으로 승낙을 하게 된 것이다.
그런데 당시 신동준이 그렇게 까지 방송 섭외에 응하지 않았던 것은 물론 그 프로그램하고 자신의 콘셉트가 맞지 않는다는 생각도 있었지만, 사실 그 프로그램의 위력에 대해 잘 모르고 있었기 때문에 더더욱 그럴 수 있었다.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당시 SBS의 <리얼코리아>라는 프로그램 속의 ‘그곳에 가면’이라는 꼭지처럼 7분에서 8분 정도의 무시무시하게 긴 시간을 할애해서 맛 집 한 곳만을 홍보(?)해주는 프로그램은 없었기에, 다른 식당 사장님들은 제작진에게 접근만 할 수 있다면 수 천만 원을 줘도 아깝지 않은 명성이 있는 프로그램이었다는 것을 그는 거의 몰랐던 것이다.
단지 작가의 열성에 반해서 촬영에 응하게 된 것이다.
다음날 오전 11시경, 카메라 가방 하나 덜렁 메고 동갓의 문을 열고 들어온 건장한 체격의 조폭 냄새 물씬 나는 사람이 있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리얼코리아에서 최고참에 해당하는 피디였다.
작가에게 섭외 과정에 대해 얘기를 들어서인지, 제작진에서도 함부로 대하면 안 될 맛집 사장님이라는 판단에서 가장 경력이 많은 피디를 보낸 것이다.
고유성 피디라 했다.
촬영에 들어가기에 앞서 이것저것 오늘 해야 할 역할들에 대해 고 피디와 얘기를 나누던 중 배현주 씨가 들어왔다.
한번 운이 좋으면 계속 좋다고 일본에 유학을 떠났던 배현주 씨가 섭외가 될 수 있었던 이유가 있다.
리얼코리아의 작가는 동갓을 방문하기 전에 미리 홈페이지를 구석구석 읽었고, 특히 배현주동갓에 흠뻑 매력을 느낀 상태였다.
그렇기 때문에 작가는 당연히 배현주동갓의 주인공인 배현주 씨를 섭외하고 싶어 했다.
하지만 이미 수개월 전에 유학을 떠난 상태라는 것까지는 몰랐던 것이다.
그런데 마침 바로 며칠 전 배현주 씨가 한국에 놀러 오게 되었고, 동갓에 들르게 되었는데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던 중 신동준의 아내가 아기를 낳았다고 하자 배현주 씨가 자기 언니의 아기 용품을 준다고 하면서 자신의 집 전화번호를 남겨놓고 있었던 것이다.
이렇게 해서 배현주 씨를 꼭 방송에 출연을 시키고 싶어 했던 작가의 바람이 이루어질 수 있었던 것이다.
현재 배현주 씨는 일본에 가서 만난 우크라이나 남자와 결혼하여 우크라이나에 가서 살고 있다.
신동준은 처음 본 피디를 소개하며 “현주야, 고 피디야, 인사해.”라며 스스럼없어했다.
황당해진 피디와 서로 주민등록증을 보여주고서 피디가 신동준에 비해 세 살이 어리다는 게 밝혀졌고, 이후 두 사람은 친해져 자주 왔다 갔다 하는 사이가 된다.
물론 식당을 하고 있는 신동준의 동갓으로 고 피디가 온 게 전부이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