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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영주 작가 Dec 21. 2020

1기 동기들

MBC 아카데미 작가과정 1기는 드라마와 비드라마를 다 배웠다고 했죠. 여자 27명, 남자 3명으로 모두 30명이었고요. 1991년 가을 1기 작가과정 동기들 중에서 2020년 현재까지 방송작가로서 일하고 있는 친구들은 얼추 10명 정도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상당히 많죠.


남자 두 형님들은 일찌감치 방송판을 떠났습니다. 원래 다른 일을 하시던 분들이기도 했고요. 그분들이 어찌 생각할지 모르지만 실명을 말씀드리겠습니다. 김혁, 김상진입니다. 김혁 형은 요즘은 무슨 일 하시는지 모르지만 국내 최초 장난감박물관을 만들었고 애니메이션 쪽에서 일하셨습니다. 김상진 형은 잡지 쪽에서 일하시다가 방송 쪽을 들여다볼까 하고 건너왔습니다. 무슨 연유인지은 모르지만 다시 잡지 쪽으로 돌아갔고요. 어쩌면 자신의 사업에 힌트를 얻기 위해 왔던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제가 메인 작가를 조금씩 시작했던 1995년에서 97년 즈음 오랜만에 연락이 왔거든요.


“영주야, 오랜만이다. 작가 잘하고 있다는 얘기 듣고 있다. 내가 학원을 차렸어. 구성작가반도 있으니까 와서 몇 달 강의할래?”


제가 처음으로 강의를 경험할 수 있게 한 형이죠. 당시 여의도 중소기업회관빌딩 10층에 있었습니다. 정확한 학원 이름은 기억나지 않네요. 잡지기자, 편집 과정도 있었고요. 대중문화 분야에서 일하는 친구들을 불러 모아 아카데미를 만들었죠. 저는 원래는 일주일에 한 번 6개월 정도 강의를 하려고 했는데, 당시 저의 내공으로는 3개월 떠들고 나니까 더 이상 할 수 있는 게 없었습니다. 그렇게 3개월 남짓 강의를 했습니다. 상진이 형은 요즘 어디에서 어떻게 살고 있을지 궁금하네요.


현재도 일하고 있는 동기들은 크게 3가지 방송 분야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라디오 작가가 3명 정도 있습니다. MBC라디오에서 김현주 씨와 오래 하고 지금은 이루마 씨와 일하고 있는 남혜정 작가, 작년인가 김제동이 똥디똥디 하며 아침 라디오 할 때 메인 작가인 류미나 작가 그리고 가수 이승환의 노래 ‘가족’의 작사가이기도 한 이지은 작가가 있습니다. TV 쪽은 저하고 jtbc 보도제작국에서 열심히 뛰는 정지연 작가 해서 딱 두 명입니다.


드라마 작가 쪽에 제일 많습니다. 스타 작가도 꽤 됩니다. <가을동화> 오수연, <사춘기> 이정선, <사과꽃향기> 정유정, <단팥빵> 이숙진 작가들이 동기죠. 안성에 있은 동아방송대학교에서 교수를 하고 계신 김애옥 작가, MBC 사장이었던 최승호 피디의 아내인 이근수 작가도 든든한 동기 누나입니다. 1기 작가과정, 빵빵하죠?


이런 동기들과 1991년 가을을 함께 했습니다. 한 사람 한 사람 각자의 길로 떠났고 롤러코스터 같은 방송작가의 길을 걸어가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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