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화. 반갑다, 후보야~
웹소설> 식당천재 박종원 대선 출마
박종원의 심야식당.
먼저 온 손님들이 음식을 먹으며 대화를 하고 있었다.
대선 후보들을 초대한 것에 대해서는 손님들에게 미리 양해를 구해두었다.
오히려 손님들은 과연 어떤 대선 후보들이 박종원 후보의 긴급 초대에 응할 것인지를 놓고 갑론을박을 벌였다.
늘 그렇듯이 정치에 관한 이야기는 변함없이 불꽃이 튀겼다.
30년 만에 고등학교 동창들과 만났다는 세 명의 아저씨들이 이야기를 주도했다.
“가만, 일단 초대를 하신 분들을 보자고. 민지당 이정명 후보랑 국민의심 윤정열 후보가 있고, 정이당 심상순 후보랑 국민이당 안철순 후보도 불렀지. 박 후보님 사람 참 좋아요, 정당 이름이 뭐더라? 김동인 후보도 부르셨어. 아니 근데 허경제 후보는 안 부르셨어요?”
요리에 한창인 박종원 후보가 집중했는지 말이 없자 옆에 있던 황규익 작가가 대신 말했다.
“허경제 후보는 며칠 전에 왔다 갔습니다. 초대하지도 않았는데 냅다 오셨더라고요. 그것도 말을 타고 말이야.”
“네? 말을 타고 왔다고요?”
“그렇다니까요. 도대체 어디서부터 말을 타고 온 건지 물어본다는 거 깜빡했어요. 그 양반이 남양준가 어딘가에 있잖아요. 설마 거기서부터 타고 온 건 아니겠죠?”
“허경제라는 사람 참 황당해~”
“자자, 그래서 누가 누가 오겠느냐고. 맞히는 사람한테 내가 오늘 쏜다!”
“쏘긴 뭘 쏴? 여기 공짜라는 거 다 아는데.”
“알고 있었어? 하하하하!”
필만 통하면 여성들보다 남자들이 더 수다쟁이가 된다는 소문이 팩트임을 증명하고 있었다.
황규익 작가가 재미있다는 표정으로 말을 했다.
“그래서, 누가 올 거 같으신데요?”
세 명의 아저씨들이 급 진지모드로 돌아갔다.
머리숱이 가장 적은 남자가 맥주 한 잔 들이키고 호기롭게 놓으며 말했다.
“난 윤정열 후보에 한 표!”
“이유는?”
“화끈하잖아!”
“난 이정명 후보가 온다는 데 내 전 재산 100원을 걸겠어!”
“아냐, 의외로 심상순 후보가 올지도 몰라, 아니, 안철순 후보가 제일 먼저 오려나? 지금 이거도 유튜브로 생중계되는 거잖아. 그럼 그분들은 얼굴 비출 수 있는 좋은 기회 아냐?”
박종원 후보가 볶음밥 두 접시를 내오며 말했다.
“얼굴 나가는 거 원하지 않는 분들은 말씀하시고 들어오신 거죠? 저희한테 나중에 뭐라 그러시면 안 됩니다. 자, 중식 볶음밥이긴 한데요, 불맛을 좀 더 내봤습니다. 여기 계신 두 분이 주문하셨죠?”
“감사합니다!”
대학생 정도로 보이는, 이른바 이대남 2명이 볶음밥을 받아서 먹기 시작했다.
허겁지겁 먹는 모습이 눈길 갔는지, 배가 가장 나와 보이는 아저씨가 말을 건넸다.
“이봐요, 학생들은 어떤 대선 후보가 제일 먼저 올 거 같아요?”
볶음밥을 입에 가득 넣은 한 학생이 말했다.
“제일 배고픈 분이 먼저 오시지 않을까요?”
으하하하하~
황규익 작가가 메모지를 보며 말했다.
“자, 다음 주문은 아저씨 세 분의 특별 주문입니다. 고등학교 때 먹었던 떡볶이 맛을 느끼고 싶다고 하시네요. 자, 어떤 떡볶이였죠?”
세 명의 아저씨 중 비주얼을 담당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한 명이 말했다.
“국물이 많았습니다. 빨갰고요. 그렇다고 요즘 웬만한 국물떡볶이를 생각하시면 안 됩니다. 그 국물은 정말 특별했거든요.”
박종원 후보가 물었다.
“근데, 세 분이 왜 그걸 드시고 싶으신 건데요?”
세 명은 회한에 젖은 표정을 지었다.
“사실 고등학교 때 저희는 밴드부였는데요, 엄청 맞았습니다. 뭐 당시에는 흔한 일이었지만요. 그날도 디지게 맞은 다음에 셋이 남았는데, 배가 무지 고팠거든요. 근데 가진 돈을 다 털었는데 떡볶이 1인분 먹을 수 있는 돈밖에 안 나오더라고요. 그래도 일단 갔죠.”
머리숱 적은 아저씨가 바통터치했다.
“그 집에 우리 셋이 딱 들어가서, 아줌마 1인분 주세요. 저희 배가 별로 안 고파서요, 했거든요. 근데 나온 1인분이 우리 셋이 배불리 먹을 수 있는 양이 나온 거예요. 아줌마가 저희 꼴 보고 딱 알았던 거죠.”
배 나온 아저씨가 마무리를 담당했다.
“그때 먹었던 그 3인분, 죽였습니다.”
황규익 작가가 물었다.
“그럼 그 집 가서 드시면 되지 왜 굳이 여기까지 오셔서 그 음식을 주문하시는 거죠?”
비주얼 담당이 말했다.
“가봤는데, 없어졌더라고요.”
“아니 왜요?”
“이유는 결국 못 알아냈습니다. 몇 년 됐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이렇게 여기까지 오게 됐습니다. 혹시나 그 사장님이 보실까 해서요.”
박종원 작가가 떡볶이 떡을 들며 말했다.
“찐하면서도 아픔이 있는 눈물의 떡볶이네요. 그때 그 맛을 재현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그때였다.
심야식당으로 들어올 수 있는 입구의 문을 열고 들어온 누군가가 있었다.
일순, 심야식당 안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모니터를 바라봤다.
걸어 들어오는 발만 보여줄 수 있게 시스템을 구축했다.
“누가 오신 거 같은데요?”
“신발을 보니까 남잔데.”
모든 사람들이 숨을 죽였고, 마침내 문이 열렸는데…
.
.
.
카메라가 돌아가고 있었다.
카메라 옆의 피디가 큐 사인을 주었다.
의자에 앉아 있는 윤정열 후보가 입을 열기 시작했다.
“아니 어떻게 공수처가 사찰을 할 수 있단 말입니까? 공수처가 사찰을 하라고 만든 겁니까?”
윤정열 후보는 말을 멈추고 피디를 쳐다봤다.
“컷!”
피디가 의아한 표정을 했다.
“후보님, 왜 말을 하시다 멈추셨습니까?”
“아니, 내가 말을 잘한 건가 싶어서. 괜찮게 한 거야?”
피디는 답답한 표정을 살짝 지었다.
“그래도 제가 컷 하지 않으면 그냥 말씀하시면 됩니다. 말씀이 꼬인다거나 하지 않는 이상
그냥 쭉 말씀해주세요. 자... 큐!”
“아니 공수처가 어떻게 사찰을 할 수 있단 말입니까? 이번 공수처 사찰은...”
컷!
“자, 다시 갈게요.”
.
.
.
문이 열리고 들어온 사람은 안철순 후보였다.
손님들은 반가운 표정을 지었다.
황규익 작가가 일어나 주먹을 내밀었다.
안철순 후보는 엉겁결에 주먹을 터치했다.
“이야! 안철순 후보님이 1등 찍었습니다!”
박종원 후보도 활짝 웃으며 주먹을 내밀었다.
“어서 오세요, 안철순 후보님. 오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아저씨 세 명이 일어났고 가운데 비어 있던 한 자리를 가리켰다.
“안철순 후보님, 이쪽으로 앉으시면 됩니다.”
안철순 후보는 두리번거리며 비어 있는 자리로 앉았다.
모니터에 안철순의 얼굴이 나타났고, 그 모습을 본 안 후보는 안도의 표정을 했다.
“어디에 앉으셔도 화면은 잘 잡히니까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하하하, 그게 아니라요, 다른 분들한테 폐 끼치는 건 아닌가 해서 그랬습니다.”
박종원 후보는 손사래를 쳤다.
“어이구 아닙니다. 제가 초대를 한 건데 무슨 말씀이십니까. 그나저나 사실 기대하진 않았습니다. 안 후보님이 오셔도 늦은 시간에 오시지 않을까 생각은 했는데, 어떻게 이렇게 일찍 오실 수 있으신 건지요?”
“저희 안 후보님은 마침 5분 거리에서 일정을 하고 계셨습니다.”
쩌렁쩌렁한 누군가의 목소리에 모두가 흠칫 놀라 소리가 난 곳을 보니 얼굴이 낯이 익은 남자가 서 있었다.
안 후보가 가리키며 얘기했다.
“아 예, 저희 서울시당 위원장 하시면서 선대위 공보 담당하지는 김운 위원장입니다.”
박종원 후보가 웃었다.
“아 예 김운 위원장님 잘 알죠. 라디오에서 자주 뵀습니다. 안철순 후보님을 완전히 호위하는 철통 같은 무사잖아요. 어서 오세요. 어쨌든 이렇게 모실 수 있게 돼서 좋습니다. 요즘 운동하시느라 많이 바쁘실 텐데요.”
안철순 후보는 물수건으로 손을 닦으며 말했다.
“그래도, 박종원 후보님이야말로 3위 하시는 대단하신 분 아닙니까. 제가 많이 배우러 왔습니다. 많이 가르쳐 주십시오.”
“어이구 무슨 말씀을요. 제가 늘 배우고 있습니다.”
황규익 작가가 말했다.
“그나저나 안철순 후보님 먼저 주문부터 하시는 게 어떨까요.”
“맞아요. 안 후보님 어떤 음식 좋아하십니까? 저희 심야식당은 안 되는 거 빼곤 다 됩니다.”
안철순 후보는 메뉴판은 없나 하는 눈빛으로 둘러봤다.
“메뉴판 같은 건 없나 보네요. 그럼 잠시 김운 위원장하고 상의 좀 해도 되겠습니까?”
“네? 아 그럼요 그럼요.”
김운 위원장이 안철순 후보에게 바싹 다가와 귀를 댔다.
어떤 음식을 주문하는 게 국민이당과 안 후보에게 플러스가 되는 이미지를 줄 수 있을 것인지 논의하는 것 같은 모양이었다.
모든 사람들이 두 사람의 진지한 모습을 바라봤다.
한 3분쯤 흘렀을까.
논의가 끝났다.
김운 위원장이 황규익 작가가 들고 있던 메모지를 받아 스스슥 적었다.
황규익 작가가 받아 읽었다.
“아, 안철순 후보는 3색 당면을 주문하셨네요.”
“아무래도 저희가 제3지대에 있고, 저희 당이 국민이당이니까 당면을 컬래버레이션해봤습니다. 가능하실까요, 박 후보님?”
박종원 후보는 생각에 잠겼다.
“3색 당면이라 함은, 세 가지 색으로 이루어진 당면을 말씀하시는 거겠죠? 면 자체의 색을 세 가지로 만드는 데는 시간이 많이 걸리니까 당면은 당면이되 세 가지 색을 최대한 만들어보겠습니다.”
박종원 후보는 주방의 냉장고를 열어 재료들을 꺼내기 시작했다.
그때, 심야식당 밖의 입구 문이 다시 열렸다.
사람들은 모니터에 집중했는데, 이번엔 발의 모습과 구두가 한눈에 봐도 여성임을 알 수 있게 했다.
잠시 후, 문이 열렸다.
정이당 심상순 후보가 활짝 웃으며 들어왔다.
“안녕하세요, 박종원 후보님, 저 심상순이 왔습니다.”
“허이고~ 심상순 후보님. 이렇게 와 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박 후보와 심 후보는 주먹을 마주쳤다.
안철순 후보도 웃으며 주먹을 내밀었다.
“심 후보님 저한테 1등 뺏기셨네요.”
“호호호, 1등 하셔서 그렇게 얼굴 좋으신 거예요?”
세 명의 아저씨는 또 일어나 안철순 후보 옆 자리로 심상순 후보를 안내했다.
그 자리에 앉아 있던 김운 위원장은 어쩔 수 없이 일어났고, 구석으로 밀려났다.
황규익 작가도 미소를 보냈다.
“황규익 작가님 활약 잘 보고 있습니다.”
“어? 윤 카피 어디 갔지? 윤 카피님, 안 들어오시고 뭐 하세요?”
문이 열리고 한 남성이 들어오며 싱글벙글했다.
“안녕하세요, 윤병천이라고 합니다. 심 후보님 메시지와 홍보 등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황규익 작가가 반갑게 인사했다.
“아~ 말씀 많이 들었습니다. 민지당 쪽 계시는 정찰 카피하고 카피 계를 양분하고 계신다는. 반갑습니다. 윤 카피님.”
“별말씀을요. 반갑습니다.”
이렇게, 박종원의 심야식당에는, 세 명의 대선후보가 들어왔고, ‘반갑다, 친구야’가 아닌 ‘반갑다, 후보야’가 되어 화기 애매한 대선 후보들의 토론이 무르익기 직전이었다.
그때, 입구의 문이 또 열렸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