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화. 보고 싶다! 대선 토론
웹소설> 식당천재 박종원 대선 출마
박종원의 심야식당.
그의 제안으로 갑자기 ‘보고 싶다, 친구야’라는 예전의 방송 프로그램을 패러디한 것 같은 ‘보고 싶다, 대선 후보야’가 진행되었다.
1등으로 심야식당의 문을 열고 들어온 사람은 국민이당 안철순 후보, 2등을 찍은 후보는 정이당 심상순 후보였다.
잠시 후 다시 문이 열렸고 들어온 사람은… 민지당 이정명 후보였다. 안에 있던 모든 이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반겼다.
“어서 오세요, 이정명 후보님. 이쪽으로 앉으시면 됩니다.”
황규익 작가가 이정명 후보를 안내했고, 먼저 와 있던 손님들은 스마트폰을 꺼내 이 희귀한 장면을 담기 바빴다.
“대~~ 박!”
“대통령 후보가 네 명이나 계셔!”
유튜브로 생중계되던 영상의 동시 접속자 수가 폭발하기 시작했다. 황규익 작가가 화면을 보며 말했다.
“이야~ 동시 접속자가 20만을 돌파했네요. 좀 전까지만 해도 5만이 안 됐거든요. 역시 요즘 대세는 이정명 후보라는 얘기일까요?”
“아이 무슨 말씀을요. 여기 안철순 후보님하고 심상순 후보님 와 계시니까 그런 거겠죠.”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이정명 후보님.”
안철순 후보가 말했다.
“이제 윤정열 후보만 오시면 완벽한 대선후보 토론이 될 텐데, 오시려나 모르겠네요.”
그 시각, 윤정열 후보는 인터뷰 영상 촬영을 계속하고 있었다.
“그러니까 저 윤정열은 공정과 정의와 상식이 통하는 대한민국을 반드시 만들어내겠습니다.”
컷!
“네, 두 번째 영상 끝났고요, 좀 쉬었다 나머지 하시겠습니다.”
김방민 대변인이 스튜디오 밖에서 초조한 표정 짓고 있다가 윤정열 후보가 의자에서 일어나자 안으로 들어갔다.
“후보님,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무슨 일인가?”
“이 화면 좀 보십시오.”
김방민 대변인이 내미는 스마트폰 화면에는 박종원의 심야식당이 진행 중이었다.
윤정열 후보는 화면을 잠시 보고 김 대변인을 쳐다봤다.
“이게 뭐지? 여기가 어딘데 이렇게 모여 있는 건가?”
“박종원 후보가 진행하는 유튜브 쇼인데요, 유권자들 초대해서 음식도 만들고 대화도 하는 그런 겁니다. 근데 아까 갑자기 대선 후보들을 초대하더라고요. 오실 수 있는 상황이면 오시라고요.”
“근데 벌써 이렇게 모였다는 거야?”
“네, 다들 가까운 데 있었는지 이렇게 모여 있네요.”
윤 후보는 화면을 보면서 미간을 찌푸렸다.
“그래서, 설마 나도 이 자리에 가라는 얘기를 하고 싶은 건가?”
김 대변인은 머뭇거리면서 말했다.
“제가 볼 땐 굳이 가실 필요는 없는데, 지금 그림 상 윤 후보님만 안 계시면 사람들은 또 어떻게 생각할지, 살짝 걱정되기도 하면서, 또 그렇다고 박종원 후보가 갑자기 부른 건데 냉큼 가면 또 어떻게 볼지 고민되기도 하면서…”
“다른 사람들이야 신경 쓸 거 없지만 내가 확정적 범죄자라고 한 사람이 있는 데를 어떻게 가서 말을 섞겠나. 또 저기 가면 박종원 후보한테 좋은 거 아니겠나.”
“아무래도 그렇겠죠? 알겠습니다. 네 사람이 무슨 얘기하는지 모니터 하겠습니다.”
김방민 대변인은 스튜디오에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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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박종원의 심야식당 현장.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아 두 분도 3.5프로TV 녹화하셨다고요? 저도 참 힘들었는데 잘하셨습니까?”
안철순 후보가 받았다.
“네, 세 사람만 해서 삐쳐 있었는데 다행히 연락이 왔더라고요. 어제 했습니다. 심상순 후보님도 하셨죠?”
“네, 전 오늘 아까 오후에 했습니다.”
박종원 후보가 물었다.
“그럼 유튜브에는 언제 올라온다고 하던가요?”
“이번 주 일요일 오전에 안철순 후보님 거하고 같이 올라온다고 들었습니다. 은근히 조회 수 대결 붙이는 거잖아요. 요즘 안 후보님 기세 무섭던데, 제가 안 되겠죠?”
“무슨 말씀이세요, 심 후보님. 말씀이야 심 후보님이 저보다 훨씬 낫지요.”
3.5프로TV에 먼저 출연했던 이정명, 윤정열, 박종원 후보는 조회 수 덕을 톡톡히 봤다.
2022년 1월 1일 현재 이정명 후보는 500만이 훌쩍 넘었고, 윤정열 후보는 270만, 박종원 후보는 350만을 찍었다.
1월 2일 오전에 올라올 안철순 후보와 심상순 후보는 누가 더 많은 조회 수를 기록할지 관심이 높아졌다.
“그나저나 3.5프로TV 대담이 왜 이렇게 많은 화제를 모았다고 생각하세요?”
황규익 작가가 손님들에게 물었다. 아저씨 3인방 중 한 명이 말했다.
“저도 세 분이 하신 거 다 봤거든요. 하고 싶은 말씀들을 편하게,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하신다는 느낌이 참 좋더라고요.”
“후보님들의 생각을 좀 더 잘 알게 된 거 같았고, 사실 유권자 입장에서 재미있었던 건 후보님들이 비교가 되잖아요. 그게 좋았어요.”
심상순 후보가 말했다.
“맞는 말씀입니다. 저도 오늘 출연했는데, 그동안 토론을 나가든, 청문회를 하든, 제일 힘들었던 게 시간에 대한 압박이었거든요. 근데 그게 거의 없어서 너무 좋았어요. 안 후보님도 그렇지 않았어요?”
“동감입니다. 제 영상도 보시면 아시겠지만, 제가 정치하고 과학에 대한 얘기, 제가 하고 싶었던 얘기를 카메라 앞에서 제일 많이 한 거 같아요. 후보들 공평하게 하려고 1시간 30분 정도 시간을 제한한 것만 빼면 정말 편하게 얘기했습니다.”
박종원 후보도 요리에만 집중할 수 없고 끼어들었다.
“저도 좋았던 게 제가 할 수 있는 얘기 맘껏 했고요, 물론 아무래도 경제 중심으로 질문이 오다 보니까 저는 제가 모르는 건 솔직하게 얘기했거든요. 아는 부분까지는 얘기했고요. 뭐 그게 참 좋더라고요.”
황규익 작가가 진행 욕심을 냈다.
“이거 자연스럽게 대선후보 토론이 되고 있네요. 캬아~ 여기에 윤정열 후보만 오시게 되면 국민들이 요즘 제일 보고 싶어 하는 그림이 탄생하는 건데 안타깝습니다. 이정명 후보가 가장 많은 조회 수 기록하셨는데, 어떠셨어요?”
안철순 후보가 주문한 메뉴인 3색 당면을 먹던 이정명 후보가 냅킨으로 입을 닦았다.
“저도 참 좋았습니다. 얼굴을 붉힐 일도 없었고, 사생활에 대한 얘기도 없었고요.”
으하하하하.
공감한다는 뜻의 웃음이 터졌다.
“제일 좋았던 건, 많은 토론에서 하곤 하는 질문 1번 하고 답변 1번 하고, 다른 질문 하면 답변하고 했는데, 티키타카라고 하나요, 묻고 답하고 다시 묻고 또 답하고. 이렇게 진행이 됐던 게 참 좋았습니다.”
대한민국 선거에서 토론에 관해 국한해서 말한다면, 이상한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예를 들어 관인토론회 같은 신문기자들의 단체에서 대선 후보들을 불러하는 토론회가 그렇다.
우선, 토론이라고 하는데 앉는 구도가 이상하다. 질문하는 기자들과 답변을 하는 대선 후보가 나란히 앉는다.
서로 마주 보고 질문하고 답을 하는 게 아니라, 일렬로 나란히 앉아서 토론한다. 굳이 이해해 보자면 청중이나 시청자를 향해 얘기한다는 거다.
또 이상한 건, 돌아가면서 질문을 하는 건 당연할 텐데, 질문을 던지고 후보가 답을 하면
거의 끝이다.
후보의 대답이라는 게 당연히 완벽하지 않을 텐데, 기자가 궁금증을 가지고 물어본 것일 텐데, 후보의 대답들이 거의 완벽한가 보다.
대답을 듣고 생기는 궁금증이 있을 법도 한데 다시 질문하는 경우가 별로 없다. 다음 기자로 순서가 넘어가고, 그 기자도 마찬가지다.
요즘의 선거 토론에서 생긴 방식 중에 ‘주도권 토론’이라는 게 있다. 각 당의 경선 토론에도 적용됐고, 지난 서울시장 부산시장을 뽑는 토론에서도 널리 쓰였다.
말 그대로 주도권을 쥔 후보가 상대 후보에게 주로 질문을 던지는 방식이다. 질문을 던지면 상대 후보가 답하고, 또 질문을 던지고 답 듣고 또 던지곤 한다.
그런데, 주도권 토론을 할 수 있는 시간의 총량이 정해져 있는데 문제는 대답을 하는 중에도 시계는 돌아가기에 주도권을 쥔 후보는 자기 시간 빼앗긴다는 이유로 질문을 던져놓고 대답을 할 시간을 제대로 주지 않거나 심할 경우는 질문인 듯 질문 아닌 듯 한 말들만 하는 데 쓰였다는 것이다.
이러니 토론이 이상해질 수밖에 없었다. 이런 유형은 청문회 때 흔하게 목격할 수 있지 않은가.
“여차 저차 했는데 이거 문제 있는 거 아닙니까?”
“아니 그건요, 이렇게 저렇게 돼서...”
“나중에 답하세요! 시간 없어요!”
“아니 질문을 하셨으면 답을 할 시간을 주셔야 할 거 아닙니까?”
“나중에 시간 드릴게요. 그래서 그때 이렇게 저렇게 그렇게 해서....”
같은 풍경이 펼쳐지는 것이다.
황규익 작가가 말했다.
“제 주변 사람들이 제일 많은 얘기 하는 건요, 후보들에 대한 호오를 떠나 이렇게 하실 얘기들이 많은 분들인데, 왜 이런 자리를 마련하지 못할까 하는 생각 하나, 이런 분들은 한 자리에 모아놓고 여유 있게 말씀 나누시게 하면 얼마나 많은 생산적인 대화들이 나올까, 한다는 거더라고요. 다들 생각이야 다르지만, 대한민국이 잘 되게 하자는 건 똑같은 분들이잖아요.”
모두가 공감한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나저나, 요즘 안철순 후보님 표정이 많이 좋아지셨어요.”
안철순 후보가 부끄러운 듯한 표정 했다.
“제가 좀 슬로스타터입니다. 설 오기 전에는 이정명 후보, 윤정열 후보에 이어 3위 꼭 할 겁니다.”
박종원 후보가 흠칫했다.
“아니 안 후보님, 저를 제치겠다고 선포하신 거예요, 지금?”
“아니, 말하자면 그런 거고요, 설 전에는 꼭 4강 멤버가 되고, 2월 중에 2강 진입하고 3월 9일에 결정을 보겠습니다.”
짝짝짝짝짝.
심야식당 안의 손님들과 다른 후보들이 박수를 쳤다.
“안 후보님, 저 심상순은 일도 생각하지 않는다는 솔직한 마음 표현 감사하게 받겠습니다.”
황규익 작가가 개입했다.
“그나저나 이정명 후보는 지난주에 데드크로스에 성공하셨는데요, 정말 대단하십니다.”
짝짝짝짝짝.
이번에는 축하 반 부러움 반의 박수가 터져 나왔다.
“제가 잘해서라기보다는 여러분들도 보시고 계시겠지만 윤정열 후보님 쪽이 운이 안 좋아서 그런 거겠죠. 방심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안 후보님, 심 후보님이 바짝 따라오고 계시니까요.”
“정말 국민의심이나 윤정열 후보는 많이 힘드시겠어요. 손발이 안 맞아도 너무 안 맞던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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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시간 KBC 방송 스튜디오.
국민의심 이준식 대표가 심드렁한 표정으로 말을 하고 있었다.
“어떻게 된 게 우리 당 선대위는 유권자들의 표를 얻으려는 일을 안 하고 있어요.”
진행자는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
“아니 국민의심 선대위가 표를 얻으려는 행동을 안 하고 있다고요? 무슨 말이죠?”
“우리 당 100석을 보면 영남지역이 과반수이고 나머지는 충청 강원 지역입니다. 다시 말해 선거 때 크게 노력하지 않아도 당선되는 지역 분들이 선대위를 꾸렸으니까 표를 획득하려는 무슨 전략이니 전술이니를 구사할 수 있겠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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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지당 이정명 후보의 데드크로스, 국민이당 안철순 후보의 상승, 국민의심 윤정열 후보의 카오스 속에 2021년을 마무리하고 2022년이 밝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