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프로그램을 기획한 적이 있다. <신 자산어보>. 동해 남해 서해를 다니면서 생선을 잡고, 요리를 하면서 그 지역과 생선을 포함한 맛에 관한 토크를 하는 내용이다. 도시어부와 알쓸신잡과 맛있는TV를 버무려보면 재미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었다.
하고 싶은 출연자들이 있었다. 유시민, 백종원 그리고 이 책 <생선 바이블>의 저자 김지민. 김지민 저자는 당시 내가 하던 KBS 아침 생방송 출연 건으로 만나게 되었고, 이 기획에 일정 출연 동의를 받았다. 오케이. 다음은 유시민 작가. 메일로 설명을 드렸고 답장이 왔다. 기획과 내용은 참 좋은데 그분이 과연 자신과 함께 하시겠는지를 걱정해 주었다. 그분은 참 좋은 분 같은데 자신이 너무 정치적으로 해석되는 게 현실이니 하는 말이었다. 백종원 대표 얘기다. 뭐 어쩌겠는가, 부딪쳐봐야지. 백종원 대표는 직접 만나거나 소통은 못했고 가까이 있는 분을 통해 연락을 주고받았다. 결론은 바빠서 함께 하긴 어렵다는 것이었다. 물론, 다른 출연자들을 통해 기획을 밀고 나갈 수 있었겠지만, 황금의 조합이 안 되면서 흐지부지되었다.
백종원 대표가 생선에 관한 한 인정한다는 바로 그분인 김지민 저자가 생선을 집대성하여 바이블이라는 이름으로까지 책을 냈으니 고개를 끄덕거릴 수밖에 없다. 이 책을 읽는 사람들은 아마도 생선에 관한 복음을 전파하러 나서지 않을까 싶다.
여전히 유시민과 백종원이 함께 음식을 나누며 토크하는 모습은 꼭 보고 싶다. 기획은 죽지 않는다, 다만 희미해질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