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문고 종로점에서 서서 읽었다. 대략 1시간 30분 정도 걸렸다. 가끔 이런 책이 있다. 서점에 들어가서 표지와 제목을 보고 혹 하여 책을 잡고 책장을 넘겨가며 무슨 책인가 싶어 몇 쪽을 읽어가다가 끝까지 읽어버리는 경우.
두 가지 조건이 맞아야 한다. 책이 재미있을 때 그리고 굳이 구매할 것까진 없을 때. 물론 시간이 여유가 있을 때도 받쳐줘야 한다.
<내가 읽고 싶은 걸 쓰면 된다>는 나를 두 번 놀라게 했다. 첫째, 제목이다. 이런 생각을 나도 했기 때문이다. 내가 읽고 싶은 책을 생각해 보고 그런 책이 있는지 검색해 본 다음 안 나오면 내가 쓰면 되지 않겠나 하는 생각. 내가 쓴 <일인자 유재석>과 <웃음의 현대사>도 이런 생각으로 쓰기 시작했던 책들이다. 점점 게을러져서 그런 생각들만 하고 실행을 하지 못하고 있음을 애통해한다.
두 번째 놀란 건, MBC아카데미에서 강의할 때 쓰는 어느 일본인이 취업할 때 썼다는 매우 신박한 자기소개서가 있다. 난 그걸 사진 파일로 갖고 있는데 안타까운 건 내가 그걸 어떤 책에서 보고 찰칵 했던가가 기억나지 않는다는 거다. 대략 3년이나 4년 정도 되었다. 그런데, 이 책을 읽어나가는데 저자가 자신의 취업 과정을 얘기하는데 헉! 바로 그 자기소개서였다. 이 사람이 내가 감탄했던 자기소개서를 쓴 사람이었던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