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월드컵 명사의 서재 그리고 책상
아직 채택되지 않은 기획안 (4)
책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은 늘 하고 싶었다.
한국정책방송 KTV에서 <북카페>라는 이름의 북 토크를 했지만, 성에 차지 않았다. 그래서 책 프로그램 기획안들을 시간 날 때마다 만지작거렸고, 기회가 되면 방송사 공모전에 내곤 했다.
지난 6월에는 EBS에서 기획안 공모가 있었다. 작가나 피디 개인이 내도 되는 공모여서 내 이름을 걸고 기획안 몇 개를 냈다. 아쉽지만 하나도 되지 않았다. 크게 두 가지 컨셉의 프로그램을 냈는데 하나는 음식 토크이고, 다른 하나가 바로 책 프로그램이다.
북 월드컵 명사의 서재라는 제목이다. 명사의 서재를 진행자가 찾아가 책에 관한 이야기를 나눈다. 서재의 수많은 책들에 관한 이야기를 하면서 16권의 책을 전시할 수 있게 제작한 판(교보문고 등에 가면 베스트셀러 코너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도서 게시판이다. 표지가 전면으로 보이게 비치해 놓은 그 판.)을 세워놓고 명사의 삶에 영향을 끼친 책 16권을 선정한 다음, 8강, 4강을 거쳐 2권을 놓고 벌이는 결승 토크를 통해 단 한 권의 책을 선정해간다. 결국 명사가 자신의 삶을 뒤흔든 16권의 책에 대해 얘기하는 프로그램인 것이다. 교보나 영풍 등 대형서점과 연계를 하여 방송이 나가면 해당 서점에 명사의 16강 책이 그대로 전시되게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뭐 이런 느낌의 프로그램이다. 아직까지 제작해보자고 손 내미는 채널은 없다.
난 왜 이렇게 책 프로그램을 하고 싶은 걸까. 거창한 이유는 없다. 책을 더 가까이할 수 있어서다. 책 프로그램의 메인 작가라고 하면 수많은 출판사에서 책을 보내주지 않겠는가. 생각만 해도 짜릿하다. 물론 나도 안다. 좋아하는 게 일이 되면 힘들어진다는 정도는. 그래도 책 프로그램은 하고 싶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책 참 안 읽는다는 얘기는 많이 한다. 그러면 뭘 어찌하면 독서인구가 조금이라도 늘어날까. 난 다른 정책 쪽은 잘 모르겠고 최대한 미디어에 책을 많이 노출해야 한다고 본다. 예능 프로그램이 끝나면 가수들의 뮤직비디오를 틀어주곤 한다. 그러지 말고 북 트레일러도 틀어주면 어떨까. 어떤 책을 틀어줄지 누가 결정하느냐고? 뮤비는 누가 결정하는지 아는가. 제작진이 그냥 정한다. 보통 해당 프로그램에 출연한 가수의 뮤비가 대부분이다. 뮤비를 틀어줄 것을 미끼로 출연 요청을 하는 거다. 거래다. 그런데 그러한 거래에 누구 하나 이의를 제기하는 이 보지 못했다. 그럴 거면 북 트레일러 역시 제작진이 정하면 되리라 생각한다. 물론 나름의 룰은 만들어야겠지만.
또 하나의 바람은 책 관련 이들에게 상을 주는 어워드가 성대하게 치러지는 거다. 제목도 정해놨다. 책상.
대중문화에서 왜 해마다 가요, 연기, 예능에만 상을 주어야 할까. 출판 분야도 충분히 그래야 한다. 저자, 출판사, 책에 시상하고 웹툰, 웹소설 분야까지 당연히 포함해야 한다. 지상파든 종편이든 그렇게 되면 좋겠다.
대략 이런 것들이 내가 책 관련 프로그램을 하고 싶어 하는 이유다. 꼭 이루어지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