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유정민 Oct 21. 2020

어른이 된다는 것은

콜라를 마실 때 빨대로 부글거리지 않고

아이스크림을 휘저어 죽처럼 만들지 않고

"이게 뭐야?"대신 "나도 알아"라고 말하게 돼


친구를 만나기 전엔 약속이 필요하고

지갑 없인 아무 데도 갈 수 없게 되지

만 원짜리 한 장으론

세상 모든 걸 살 수 없단 걸 알게 되고

내가 하는 거짓말에 부모님도 속아 넘어 가


3년 전에 산 옷도 여전히 내 몸에 맞고

처음 보는 사람에겐 존댓말을 쓰게 되지


더 이상 생일을 기다리지 않게 되고

혀도 대기 싫던 쓴 술이 달게 느껴지고

혼자 걷기 힘들어도

아무도 날 업어주지 는다는 걸 알아


가끔은 비겁해지는 게 편하고

착륙 없는 비행을 하며 살겠다는

어느 아이의 당찬 각오에

코웃음을 치게 되고


결국 흠 없는 완벽한 상태는

이 세상에 없다는 걸 인정하게 되지

모든 아름다운 것들 뒤에는

아름답지 못한 것들이 숨겨져 있다는 걸

알게 되


'어쩌다 보니'와 '그럭저럭'을 입에 달고 살고

더 이상 신기한 일이 없어

이 모든 게 어른이 된다는 것

...된.다...









작가의 이전글 온실 속의 꽃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