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위

by 심연

일주일에 세 번, 아니… 많게는 여덟 번.

잠에 들기가 무서웠다.


베개에 머리를 붙이면

불쾌한 벌레들의 날갯짓 소리가 귀를 감싼다.


그들은 신나게 춤을 췄지만,

나에겐 그저 담담한 역겨움이었다.


눈을 떴는데, 아무것도 움직이지 않았다.


소리없는 아우성이 이럴 때 쓰는 말일까.

성대에 피가나고 찢어지듯 외쳐도,

닿지 않았다.

나의 소리들은 목구녕을 넘어가지 못해

숨통을 조였다.


끝없는 어둠을 인정하고,

무언의 발버둥을 멈췄을 때

목을 맨 아이가 내 발끝에 매달려 있었고

형체 없는 손이 내 팔을 잡았다.

“가지마.”

귀에 속삭였지만, 그건 속삭임이 아니었다.

그건 나를 붙드는 고통이었다.

어둠속에는 암흑이 있었다.


나는 계속 끌려갔다.

어디로 가는지, 어디까지 가는지

몰랐다.


부딪히지 않는다는 건 무서웠다.

공간은 무너졌다.


잠이 아니라

어딘가의 어둠에 빠졌다.


그겋게 10번이 넘는 제자리 걸음 끝에

정말 눈을 뜰 수 있었다.


원인을 찾으려 했었다.

근데 이제는 안다.


불안은 원인을 먹고 자란다는 걸.

때로는 그냥 모르는 게 낫다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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