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게 살아있다.

by 심연

터지면 안 될 듯한 붉은 빛깔이 연이어 퍼져 나온다.

그렇다, 피다.


불안해서였을까.

아니면 건조한 날씨 탓이었을까.

애꿎은 입술만 계속해서 물어뜯는다.


그 붉은 피로 ‘나’를 느낀다.

손끝이 무심코 가슴을 쓰다듬는다.

‘나, 살아있구나.’


피는 잠시 얼굴을 물들이고,

살아 있다는 착각을 조금 더 진하게 한다.


그리고 아픔이 따라온다.

‘아, 사는 건 아픈 거구나.’


그 짧은 순간에,

나는 살아있음을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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