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 글
최근에 이루고 싶은 것들이 생겼다. 정신적으로든 신체적으로든, 우물 —대학병원 간호사가 전부라고 느껴졌던 시절, 항상 뭔가를 해야만 했던, 쉼 없이 돌아가던 대학 생활—밖을 벗어나고 나서야 비로소 소박한 목표 몇 가지가 생겼다.
‘글을 써보는 것.’ 문득문득 드는 생각들을 메모장에 적는 습관이 있다. 시간이 지나 그 글들을 보면 재밌기도 하고, ‘어떻게 이런 생각을 했지?’ 싶을 때도 있다. 기록은 남지만, 정작 그 기록을 남기게 된 ‘계기’는 남지 않는다. 그래서일까, 아니면 정말 이유도 없이 떠오른 생각들이라 그런 걸까.
순간적으로 지나간 계기든 기록이든, 그렇게 나만의 글을 쓰고 싶어졌다.
최근 익숙했던 많은 연예인들의 갑작스러운 죽음을 접하면서 슬픔이 몰려왔고, 그 후엔 “그래도 그들은 빛났다는 기록을 남기고 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멋있었고, 부럽기도 했다. 그래서 나도 남겨보고 싶다.
과거의 위대한 영혼은 살아 있는 자의 사유 속에 다시 산다.
그 위대한 영혼이 되어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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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자연과 함께 사는 것. 산과 바다, 동물…모든 것을 날 것 그대로 가장 좋아한다. 조금 오버하자면, 난 치킨보다는 백숙을, 생선조림보단 회를 좋아한다.
담백한 삶을 원한다. 하루 종일 올드팝을 틀어놓고, 그날 먹을 음식을 요리하며, 칼질하는 소리, 물 끓이는 소리에 씨익 웃음이 나고, 기분이 좋으면 춤을 추기도 하면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그런 삶. 우울하면 그저 우울한 대로 잠시 모든 걸 내려놓고 울음을 터뜨린 후 다시 훌훌 털고 일어나는 삶.
파스타면을 냄비 위에 원처럼 펼쳐두는 순간이 있다. 아직 익지 않았고, 요리는 시작되지도 않았지만 그 펼쳐진 모습이 이상하게 좋다. 모양도 예쁘고, 괜히 마음이 정돈되는 기분.
그러한 기분과 함께 도마 위 채소를 또각또각 썰며 나는 그 리듬에서 행복을 느끼고, 비 오는 날 창문을 두드리는 빗소리에서 평온함을 느끼는 삶. 설탕의 단맛이 아닌, 파프리카의 단맛처럼 담백한 삶.
그렇게, 이 목표가 생겼다.
조금 장황해졌으니 이를 그냥 ‘꿈’이라고 했다.
하지만, 꿈은 현실이 아니다. 결국 허상일 뿐이다.
그러니 다시 정의하자면— 이건 꿈이 아니라, 야망이라 칭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