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준 선물을 감사하게 먹었습니다.

by 앞니맘




어떤 작가님의 글을 보다가 두릅 장아찌를 담가 보고 싶었다. 집 밖에 나가면 오래된 두릅나무가 있다. 오래된 나무는 키도 크고 나무의 줄기가 굵다. 두릅도 굵다. 릅이 완전하게 피기 전에 따서 먹어야 연하고 맛이 좋다. 두릅만의 독특한 향기와 함께 쌉쌀한 맛도 있고 달큼한 맛도 있다.


집 앞에 나무에는 며칠 전에 따와서 인지 아직 어린 순만 있다. 비가 오고 날씨가 더웠으면 쑥 컸을 텐데 날씨가 서늘해서인지 아직 작다.


나는 옆에 산으로 발길을 돌렸다. 뿌리가 뻗어 나가면서 나무가 번져서 근처에도 두릅 나무가 있다. 가시가 있어서 집 주변 재초 작업을 하면서 대부분 잘라낸다. 하지만 집에서 벗어난 산에는 두릅이 아직 많이 있다. 매년 두릅 위치를 알고 따러 오는 분들이 있는데 나무를 보니 한 번은 다녀 간 것 같다. 하나 둘 따다 보니 산속으로 들어왔다. 장갑을 끼고 손잡이가 긴 커다란 낫도 동원해서 두릅을 땄다. 갑자기 신이 났다.


어릴 적에 할머니와 나물을 따러 산으로 따라다녔던 추억 속으로 여행을 온 듯한 기분이 들었다. 가시나무와 거미줄을 피아고 썩은 나뭇잎을 밟으면서 여기저기 다녔다. "고사리는 없나?" 하면서 두리번거렸다. " 벌써 고사리는 다 폈나?"중얼거리면서 찾아보았다. 제주도나 남쪽은 다 폈겠지만 여기는 아직 가능하다. 하지만 뱀이 나오기 전에 따야 하는데 뱀도 벌써 나왔다.

"뭐해?" 산속으로 들어가는 나를 보고 남편이 따라왔다.

"두릅 땄어."

"많네."

"어, 생각보다 많네."

"잘됐다. 오늘 서울 갈 때 가져가야겠다. "

"그래 장아찌는 나중에 담그지 뭐."

"장아찌도 담가?"

"그렇다네. 진짜 가져갈 거야?

"좋아할 거 같은데."

"창피한 거 아니지? 시골 사람이니까 시골스러운 선물?"

"가방에 들어갈 만큼만 싸줘." 나는 들어오면서 부추랑 달래 씀바귀도 뜯었다.

나는 지인의 초대에 는 남편에게 위해 멋진 과일 바구니 대신 두릅과 부추, 씀바귀를 챙겼다. 계란은 깨질 수 있어서 챙기다가 포기했다.


남편이 떠나고 남은 재료로 점심상을 차렸다. 며칠 전에 담근 열무김치와 무생채를 넣고 부추와 달래를 잘게 썰었다. 애들이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숨겨야 한다. 된장이랑 고추장을 섞어서 만든 양념장을 넣고 비볐다. 참기름도 듬뿍 넣었다. 마지막으로 계란 프라이를 4개를 했다.


"얘들아 밥 먹어."

"뭐야?"

"비빔밥."

"엄마 정력에 좋다고 부추 잔뜩 넣은 거 아니지?"

"어떻게 알았지?"

"이건 뭐야?"

"두릅, 무조건 1개씩 먹기."

"왜?"

"이건 어디에 좋아?"

"정력? ㅋㅋㅋ"

"늘 말하지만 겨우내 추위를 이겨내고 약도 하나도 안 준 자연에서 큰........ "

"알았어. 너희들 빨리 다 먹어."

큰아들이 앞장서서 먹는다. 두릅 맛은 잘 모르겠고 비빔밥은 맛있다고 삼 남매가 합의를 본다.


오늘은 봄이 선물해준 재료로 봄을 맛있게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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