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죄송합니다. 제가 미쳐 못 봤을 수도 있으니까 CCTV를 한 번 살펴보고 전화드리겠습니다."
다른 곳도 아니고 성기에서 피가 났다는 말에 교사는 허겁지겁 CCTV를 아침시간부터 하원 시간까지 살피고 있었다. 차량 운행을 끝내고 들어온 나에게 동료 교사들이 상황을 설명해 주었다. 나도 상황을 듣고 놀라서 있는데 막내 선생님이 울 것 같은 표정으로 상황을 설명해 주었다.
"지금 CCTV 다 봤는데 그게..."
"왜요? 친구가 때렸어요?"
머뭇거리던 교사가 CCTV 화면을 보여주었다. 친구와는 장난감을 가지고 도망 다니며 놀이만 하고 갈등 없이 지냈다. 그런데 어느 순간 한쪽 구석으로 가더니 바지 속으로 손을 넣고 한참 동안 성기를 만지는 것이었다.
"음 자위했구나."
"자위요?"
"애들 그럴 때야. 낮잠시간에는 안 해요? 하는 애들 있을 거예요."
"모르겠어요. 특별하게 못 본거 같아요. 앞으로 잘 살펴보겠습니다."
"엄마께 전화는 내가 할게요."
세상이 변했어도 아가씨이고 3년 차 교사에게 자위를 설명하기에는 난처해 보였다.
"여보세요. 유치원입니다. 금이가 고추를 다쳤다고 해서 전화했어요. 지금은 어떤가요?"
"팬티에 피가 묻어나고 고추에도 덩어리처럼 있어서 놀랐어요."
"많이 놀라셨겠어요. 병원에 가보시는 게 좋을 것 같은데요. 지금은 문을 연 곳이 응급실 밖에 없을 것 같아요."
"약 발라줬어요. 내일 아빠랑 가게 하려고요."
"그리고 CCTV를 찾아봤어요. 다행히 친구가 때린 장면은 없어요."
"그러면 어디다 그랬을 까요?"
"찾지를 못했어요. 죄송합니다. 혹시 집에서 놀 때 고추를 만지면서 노나요? 자위를 한다던지요."
"네? 자위요. 그런 일 없어요."
엄마는 자위라는 단어에 너무 놀란 것 같았다.
"다른 게 아니라 오늘 CCTV를 돌리다 보니까 금이가 바지 속에 손을 넣고 한 동안 만지면서 놀더라고요."
"아~그게 집에서도 만지기는 합니다."
"아이들이 자기 성기 가지고 노는 건 흔한 일이고 이상한 일이 아닙니다. 특히 남자아이 들은 아주 만지기 좋은 위치에 있어서 더 많이 만지면서 놀아요."
"그래도 자위는 안 해요."
"어른들의 자위하고는 달라요. 자기 성기를 만지면서 놀다가 좋은 느낌을 받으면 더 만지면서 노는데 그걸 자위라고 보시면 돼요."
"그래도 아플 텐데 피가 날 만큼 만지나요?"
"물론 오늘 그랬다는 것은 아니고요. 보통 살이 약해서 많이 만지면 그럴 수도 있어요."
"........"
"간지러워서 만지다가 자위를 더 할 수도 있으니까 신경 써서 닦아주세요. 그리고 평소에도 어떻게 노나 보셨다가 빈도가 심하면 혼내거나 놀라지 마시고 자연스럽게 손으로 가지고 놀 수 있는 놀이로 바꿔주세요."
"알겠습니다. 그런데 못하게 해야 하나요?"
"아기 때 손가락 빠는 것처럼 자연스러운 거예요. 여기저기 만지면서 감각을 발달시키는 거라고 해요. 그런데 오늘처럼 상처가 날 수 있으니까 그럴 때는 다른 재미있는 놀이를 하게 해 주세요."
"네."
"어머니, 병원 다녀오시면 꼭 연락 주세요."
"네, 그리고 우리 금이 잘 좀 봐주세요."
"네, 죄송합니다. 더 신경 써서 보겠습니다. "
통화를 끝내면서도 엄마는 친구가 때렸는데 교사가 잘 챙기지 못한 걸로 어필하셨지만 엄마도 금이의 자위를 알고 계셨던 것 같다. 다음날에 담임교사가 연락을 해도 받지 않으셨고 주말이라서 알림장에 병원에 다녀왔는지 물었지만 답변을 남기지 않으셨다. 주말이 지나고 금이는 아무 일 없듯이 유치원에 와서 잘 놀았다. 엄마는 병원에서 의사 선생님이 어디에 찔린 것 같다고 하셨다고 한다. 하지만 금이는 괜찮다고 걱정 말라는 말씀을 덧 붙였다. 다행이었다.
자위는 뱃속에서도 한다고 알고 있다. 유아들의 자위는 자연스러운 감각발달의 한 과정이다. 유치원에서 보면 자위의 모습도 다양하게 보인다. 낮잠시간에 엎드려서 하기도 하고 누워서 손으로 만지다가 잠이 들기도 한다. 책상 모서리에 비비기도 하고 책상에 매달려서 땀을 뻘뻘 흘리기도 한다. 하지만 대부분 그 시기가 지나면 자연스럽게 사라진다. 놀다가도 갑자기 재미를 느끼지 못하거나 안정감이 필요할 때 자위를 시작한다. 그럴 때는 교사들이 점토를 집어 주거나 다른 놀이로의 전환을 유도한다. 유아의 자위에 대한 교육방법은 예전과 다르게 아주 많이 찾아볼 수 있다. 부모님들이 아이의 자위행위를 보거나 알게 되면 당황해서 혼내거나 부끄러워하는 경우가 많다. 성인들의 자위와 같은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아의 자위는 성인의 자위행위와 다르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만약 우리 아이가 자위하는 모습을 본다면 바로 반응하지 말고 교육방법을 검색해 공부해 놓기를 권한다. 그리고 그 상황이 보일 때 자연스럽게 배운 대로 교육하면 될 것이다.
간혹 성인들이 하는 성행위 모습을 친구들에게 하는 경우도 있다. 그것은 성인들의 성행위를 보고 따라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부모님들은 아이에게 부부의 성행위를 들키지 않기를 바란다. 하지만 만약 들켰다면 현명하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아우성 이라고만 검색하면 정말 상세하고 다양한 성교육 프로그램들이 제공되고 있다. 일상에서 생기는 당황스러운 것들을 질문하면 전문가들이 답변과 함께 원하면 직접 상담도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