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앞니맘 Jul 22. 2023

편지(늦은 후회)

아빠에게 보내는 편지


짧아진 내 머리 대신 입대를 한다고

어루만지던 아빠의 그 손길

춥지는 않냐고 아프지는 말라고

나에게 보낸 아빠의 손 편지


그대가 떠난 그곳은 어떤가요.

외롭진 않나요. 아픔은 없나요.


난 왜 몰랐을까 난 왜 느끼지 못했을까

이제야 떠오른 그대 뒷모습

미소, 손길, 사랑


혼자 기울이던 술잔의 의미를

함께 걷고 싶던 아빠의 그 마음

이제야 알 것 같아요. 미안해요.

보고 싶어요. 사랑해요. 아빠


책상 위 모습 그대로

달력 속 기록은 멈춰버렸네.

채울 수 없는 아빠와의 다음 장면

멋지게 채워 볼게요.


어색한 미소라도 좋아요.

가끔씩 찾아와 웃어줘요.


8월에 남편과 선후배 만화가들이 함께하는 추모전시회를 준비하고 있다. 딸아이의 말을 글로 적어서 브런치에 올렸던 시를 전문 작곡가들이 곡을 붙여서 딸이 노래를 부르기로 계획하고 있다.


또 한 곡은  큰 아들이 아빠에게 쓴 편지에 작은 아들이 곡을 만들고 연주했다. 노래는 큰아들이 불렀다. 녹음 작업이 끝나간다.


"아빠는 우리가 해달라고 하면 싫다는 말을 한 적이 없는 거 같은데  우리는 아빠가 부탁하는 걸 제대로 해 준 게 없어."


큰아들의 은 후회의 말에  부끄러워하고 나서기 힘들어하는  아이들이 아빠를 위해 용기를 낸 것이다. 시간이 지난 후에 부끄러운 흔적이 될 수 있지만 아빠 덕분에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다고 마음을 바꾸기로 했다.



아들과 딸의 노래가
남편에게 전해 지기를...



매거진의 이전글 돌아온 검정고무신 저작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