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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앞니맘 Jan 05. 2024

2024년도를  만났다.


12월마지막 날이 되면 작은 가족파티를  하면서 한 해를  마무리했었다. 비록 밀키트로  준비한 요리였지만 유명한 훼미리레스토랑 부럽지 않았다. 그렇게  모여 앉은 우리 가족은 모두가 고 있었다. 즐겁고 행복했던 일과 힘들고 어려웠던  상황들에 대한 소주고받았고 새해를 준비하는 과정은 참 행복했던 기억으로 남는다.


 2023, 우리 가족 준비되지 않은 이별을 받아들이고 그 사실을 인정하는데 꽤 힘든 시간을 보냈다. 아직도 진행형이지만 잘 이겨내고 있 아이들에게 2023년 마지막날은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연말파티 해야지. 나랑 마트 갈 사람 손들어."

둘째 아들과 마트로 향했다.

"엄마, 올해도 새해 될 때까지 기다렸다가 케이크 먹요. "

아들의 말에 케이크도 구입을 했다.

"올해 음식은 집에 있는 고기로 스테이크만 하고 치킨사서 먹자."

스파게티나 감바스 같은 것을 준비하기에는 시간도 없었고 렇게 신이 나는 준비는 아니다.

"좋아요. 이 정도면 충분해요. 가족이 함께 하는 것이 중요하죠."

아들은 어느새 정답만 말해주는 어른이 되어 있었다.


식탁 위에 엄마표 스테이크와 구입한 치킨을 올려놓았다. 아이들은 콜라와 주스로 잔을 채웠다. 나는 싱크대 밑에서 한 참을 나오지 못하고 있던 와인을 한잔 채웠다.

"아들, 딸! 올해 모두 고생했어. 고마웠고...  아빠가 있을  때처럼  씩씩하고 행복하게 살자. 건배~"

그동안의 건배 제의 중에 가장 담담한 목소리였다.


"늘 하던 대로 말하기. 엄마부터 하세요."

둘째가 입을 열었다.

"태어나서 가장 힘들었던 시간이었는데 너희들이  있어서 잘 견딜 수 있었고  우리가 아프지만 않으면 뭐든 할 수 있다는 거 잊지 말고 건강했으면 좋겠어."

나의 솔직한 마음을 전달했다.

"너무 혼란스 괴롭고 그랬는데 2024년은 군입대도 앞두고 있고 정리 새로운 각오로 살고 싶어."

둘째의 말이었다. 어려운 입시를 치르고 입학의 기쁨을 만끽하기도 전에 겪어야 했던 그 혼란은 누구도 짐작하기 힘들 것이다.

"음~나는 내년에는 딱 두 가지 계획만 이루면 되는데 내년 오늘  얘기할게."

큰 아들의 묵직한 얘기에  그것이 무엇인지 더 이상 묻지 않았다.

"나도 뭐. 나는 괜찮아. 잘 지낼 거야."

제일 어른 같은 표정으로 말하는 딸의 표정에 우리는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그 표정은 뭐야. 너는 독서 좀 해라."

오빠들의 공격에 딸이 발끈했다. 우리는 잠깐의 진지함을 뒤로하고 음식을 먹으면서 2023년을 마무리했다. 


작은 아들의 제안으로 서로에게 하고 싶은 얘기를 롤링페이퍼로 작성했다. 각자가 써준 글을 읽어주는 시간을 보내면서 아이들은 웃음보가 터지기도 했다. 예고 없이 불어온 아빠의 부재라는 믿을 수 없는 소용돌이 속에서각자의 자리에서 중심을 잡느라 힘들었을 우리 아이들 웃는 모습을 심으로 고맙고 미안 마음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2024년을 몇 초 앞두고 촛불을 켰다. 초는 다섯 개를 밝혔다. 우리와 항상 함께할 아빠초는 언제나 함께 할 것이다.

  

                              5! 4! 3! 2! 1!

우리 가족은 아프고 아팠던
 2023년을 보내고
 덜 아프고 더 행복할
 2024년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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