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할 수만 있다면 다 토하고 싶다.
어제 먹은 냉면, 오늘 먹은 김밥이 내 것이 아니었나 보다.
내 속을 어지럽고 역겹게 만든다.
다 토하고 비우는 게 낫겠다.
빈속에서부터 시작하는 것이
나를 덜 힘들게 할 것 같다.
맛이 덜해도 영양분이 적어도
흰 죽부터 채우는 것이 행복할 것 같다.
더럽게 기분 나쁜 이 울렁거림.
약을 먹고 손을 주무르며 내 속을 꾹꾹 눌렀다. 누룰수록 터져 나오는 내속에 가득 찬 오물을
참을 수가 없다.
화장실로 달려갔다.
그냥 다 토했다.
다 비우고 나니 시원하다.
내 마음에 오물도 다 토해버리고 싶을 때가 있다.
토할 수만 있다면 다 토하고 싶다.
그럴 수 없음이 나를 병들게 하는 날들이 있다.
글을 쓴다. 좋은 기억으로 내 마음에 오물을 눌러본다.
글을 쓴다. 섭섭함, 미움, 원망을 담아
꾹꾹 눌러쓴다.
죽이고 살리고 이해하고 용서한다.
뭐가 내 마음인지 찾아가는 중이다.
이렇게라고 토하고 나니 살 것 같다.
가끔, 역겨운 것은 토하고 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