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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한잔을 비우는 동안만

by 앞니맘


노란 은행나무 사이로 빨간 자동차가 지나간다.

비 오는 하늘을 가로질러 흩어지듯 날아가는 새.

뿌연 하늘 아래 그려진 풍경화를 볼 수 있는 곳.

함께 앉기 위해 준비한 벤치가 있지.

둘이 마시려고 간직한 차 잔도 있지.

아쉽지만 오늘은 한 잔만.

라디오가 전해 주는 옛으로 시작하는 노래.

가을비가 흘러갈 길을 잃고 처마로 떨어지는 쓸쓸한 가을.

차 한 잔을 다 비우는 동안만 너를 그리워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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