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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으로

by 앞니맘

선생님, 감을 땄어요. 복숭아 상자에 담긴 주황색 장준감을 안동회 씨가 내민다.

선생님, 순무김치 했어요. 많이 담갔어요.

검정 비닐봉지에 싼 김치 통을 내민다.


똑똑 주말 아침 문 두드리는 소리.

김장 김치 배달온 구부회 아저씨가 웃고 있다.

보쌈용 배추에 김장 속은 덤으로 따라왔다

나는 보쌈용 돼지고기를 삶았다.


자동차 문 열어봐요.

트렁크를 열었다.

"올해는 김치가 짤 수도 있어요."

교동에서 담근 하연네 김장 한 통 추가.


"비닐 들고 밭으로 빨리 와요."

전화기 너머 다급한 서진 엄마 목소리.

트렁크 가득 무, 비닐봉지 가득 배추를 실어 준다.

홍시는 덤이다. 홍시 따는 아저씨 목이 빠진다.


감은 2층 항아리에서 연시가 되는 날을 기다리고

김치는 실외 다용도실에서 숙성되기를 기다린다.

무와 배추는 신문지를 두르고 스티로폼 상자로 숨었다. 한파, 끄떡없지.


나에게 신문지 같은 사람들.

나에게 스티로폼 상자 같은 인연들.

이 겨울이 겁나지 않게 만들어 주는 사랑으로

해바라기 노래 같은 사랑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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