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 중독

진심의 밀도

by 선하게

말끝마다
고쳐야 할 부분을 먼저 찾는 사람들이 있다.

조언처럼 말하지만
그 말엔 언제나
평가가 먼저 도착한다.

“그런 건 아니지.”
“그렇게 하면 안 되지.”
“왜 그렇게 했어?”

이 세 문장에는 공통점이 있다.

설명도 없고,
방법도 없고,
대안도 없다.

오직 하나,
판단만 있다.

그 말들은
도움이 아니라
위치 확인에 가깝다.

지적하는 순간,
그들은 잠시
위에 서 있는 기분을 얻는다.

잘 살고 있다는 증거를
삶이 아니라
타인의 허점에서 찾는 방식이다.

지적당한 사람은
기분이 나쁘지만
쉽게 반박하지 못한다.

저 사람은
나보다 잘하고 있을 거라는
착각이
침묵을 만든다.

하지만
끊임없이 지적하는 사람일수록
자기 안의 빈틈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더
밖을 본다.
남을 고친다.
비교로 버틴다.

지적을 자주 하는 사람들은
막상 반박을 요구받으면
말끝이 흐려진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나요?”
“직접 해보실래요?”

이런 말 앞에서
그들은 종종
꼬리를 내린다.

말은 거창하지만
몸으로 보여줄 건 없다.

지적은 빠른데
책임은 느리다.

반대로
진짜인 사람들은
조용하다.

자리를 차지하지 않아도
이미 그 자리를
꽉 채우고 있다.

모른다고 말하면
기꺼이 알려주고,
아는 척하지 않고,
상대를 낮추지 않는다.

그런 사람은
자기를 드러내지 않아도
능력이 보인다.

지적하면서
자기 존재를 확인받지 않아도
우리는 안다.
속이 꽉 찬 사람이
누구인지.

그래서 이제는
알아야 한다.
지적하는 사람의 심리를.

그들의 말에
내 자신을 깎아내리거나
위축할 필요는 없다.

그들은 알고 보면
자기 역시 무서워서
쉽게 나서지 못하는,
허점 많은 사람들일 뿐이다.

지적은
용기가 아니라
두려움의 다른 이름일 때가 많다.

이것이
지적 중독이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이해 중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