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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EANS Mar 26. 2024

어떤 이끌림을 가졌나, ILLIT(아일릿)

앨범리뷰

아일릿(ILLIT) 1st EP [SUPER REAL ME] 앨범리뷰


#ILLIT


또 다른 하이브 식구의 등장이다.

서바이벌 프로그램인 <R U Next?>를 통해 결성된 하이브 레이블 빌리프랩이 제작한 아일릿은 기존 6인조가 아닌 5인으로 데뷔하게 되었다. 이로써 하이브는 르세라핌과 뉴진스라는 정 반대의 컨셉에서 4세대 걸그룹의 주축이 된 두 팀과 함께 하이브 5세대의 포문을 열 아일릿 역시 5인조라는 공통점을 갖게 되었다.


사실 이미 시장에는 걸그룹 포화 상태가 아닌가. 무수한 컨셉과 캐릭터를 가진 팀들이 존재하고 그들이 탄탄한 팬덤은 물론이고 대중성까지 획득하고 있는 상황에서 아일릿의 존재는 '성공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을 가지는 것도 섣부른 걱정만은 아니었다.


그런 의미에서 아일릿은 확실한 차별성과 개성이 느껴지는 새로움을 꾀하지는 않는다. 앨범 프로모션 콘텐츠가 공개되면서 같은 하이브 레이블의 선배인 뉴진스를 연상케 한다는 기시감이 들었고 공개된 앨범 역시 뉴진스에 대한 언급과 비교가 끊이지 않을 만큼 말이다. 그런 아일릿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뉴진스가 추구하고자 하는 것과는 약간의 차이가 있다.


#Magnetic

작사 작곡 Slow Rabbit, 방시혁, martin, salem ilese, danke, Vincenzo, 이아진, piri, Lauren Aquilina, Marcus Andersson, 김키위, 오현선(lalala studio), JAMES

뉴진스의 음악성이 높이 평가받았던 이유는 단순히 하나의 트랙, 앨범을 유행시킨 것이 아니라 장르의 흐름을 바꾸어 놓았기 때문이다. 뉴진스가 저지클럽과 UK개러지라는 장르를 K-POP에 인도했다면 아일릿은 이름부터 조금 낯선 '플럭앤비(pluggnb)'를 선택했다. 플럭앤비는 트랩 힙합의 하위 장르인 플럭과 알앤비가 섞여 탄생한 장르로 귀를 간지럽히는 하이톤의 신시사이저가 힙합 비트와 대비되는 것이 특징이다. 최근 틱톡을 비롯한 숏폼에 많이 사용되는 음악 중 하나로 10대들의 감성이 담긴 장르로 언급되기도 한다.

'Magnetic'은 묵직한 808 베이스에 키치한 신시사이저, 여기에 더해진 하우스 리듬으로 몽환적이면서도 리드미컬한 무드를 가진다. 레트로한 게임을 연상시키는 신스와 부드러운 무드를 가진 일렉트로닉 사운드는 최근 핀터레스트와 SNS에서 추구미로 불릴만한 분위기를 형성하는데 큰 역할을 한다. 오히려 뉴진스보다는 이달의 소녀가 떠오르는 듯 한 'Magnetic'은 뉴진스와는 비주얼과 분위기적으로 유사성을 가지지만 곡을 구성하는 장르와 사운드 구성은 다른 지향점을 가지는 것이다. 최근 걸그룹을 비롯한 케이팝 신을 관통하는 이지리스닝 트렌드에서 벗어나지 않으면서 사운드와 장르라는 디테일에서 차이를 두었다.


앨범의 컨셉에서도 약간의 차이점이 존재한다. 아일릿은 Y2K를 지향하기 보다는 오늘날의 10대 소녀의 모습을 자유분방하고 러블리한 모습으로 표현해내려 한다. 하이틴을 표현함에 있어 수많은 방법들이 있지만 예측불허하고 급변하는 2024년의 10대의 모습을 핀터레스트 감성의 키치한 무드로 표현한 것이 아일릿의 방법이다. 이는 전체적인 앨범을 들어 보면 더욱 잘 느낄 수 있는데 1번 트랙 'My World'는 오묘한 사운드의 인트로와는 리듬감 있는 비트, 오묘한 무드를 형성하는 물기 가득한 보컬이 10대의 엉뚱함을 표현하려는 아일릿의 모습을 담고 있다. 마지막 트랙 'Lucky Girl Syndrome'은 반복되는 기타 리프와 무게감 있는 비트가 청량함과 발랄함 그리고 엉뚱함의 분위기를 동시에 표현하고 있다. 이 트랙은 특히나 이달의소녀를 떠오르게 하며 아일릿이 음악적으로 그들의 영향을 받았음을 느낄 수 있었다.

01. My World
04. Lucky Girl Syndrome


그러나 이 차별점을 대중이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아일릿에게 남은 과제이다.

케이팝은 청각만의 콘텐츠가 아닌 시청각적 콘텐츠인 만큼 시각적인 기시감을 극복하지 못한다면 여전히 선배들의 이름이 꼬리표처럼 따를 것이다. 뉴진스를 연상시키는 비주얼 콘텐츠와 선배 걸그룹들의 안무를 떠오르게 하는 퍼포먼스는 더욱 이 과제를 크게 만들지 않을까. 이 모든 차이점들을 대중이 직접 피부로 느끼지 못한다면 아일릿이 만든 차별점은 그저 문장만이 되어 버릴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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