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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EANS Apr 03. 2024

Into the UNKNOWN, NCT DREAM

앨범리뷰

NCT DREAM(엔시티 드림) [DREAM()SCAPE] 앨범리뷰



#NCT DREAM

NCT가 무려 데뷔 9년 차가 되었다는 말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이들의 존재감은 엄청나다. 데뷔 9년 차라는 경력에도 불구하고 NCT DREAM에게는 여전히 미래를 바라볼 시간도 이유도 충분하다. 데뷔 초 청량과 귀여움이라는 컨셉에서 부터 시작해 무수히 쌓아온 디스코그라피에는 다채로움이 잔뜩 녹아있다. 그런 드림에게 다음이라는 단어는 어쩌면 큰 고민이었을 것이다. 멤버들이 어느덧 이십 대 중반이 되었고 마냥 청량함과 귀여움을 내세우기에는 신인 남자 아이돌이 쏟아지는 케이팝 시장의 흐름 상 쉽지 않은 선택이었을 것이다. 또 NCT, NCT 127 그리고 NCT WISH라는 식구들과의 차별점 역시 드림에게는 또 다른 숙제였을 것이다. 

그래서 드림은 '청춘'이라는 새로운 키워드를 찾았다. 케이팝 아이돌 그룹에게 청춘은 그리 새로운 단어는 아니다. 그러나 드림은 청춘에 접근하는 방식부터 청춘이라는 단어를 전혀 다른 방식으로 해석한다. 그동안의  청춘은 맑고 찬란하다는 클리쉐를 깨듯 발매 전 공개된 프로모션 콘텐츠들은 음산하고 어두운 분위기를 띤다. [DREAM( )SCAPE]라는 앨범명과 같이 무기력하고 무감각한 현실에서 청춘이라는 이상을 향해 탈출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담았는데 그 탈출의 과정을 담은 앨범이 바로 [DREAM( )SCAPE]인 것이다. 

드림은 세계관이나 앨범이 가진 메시지가 그리 두드러지는 편이 아니었기에 엔시티 드림이 해석한 '청춘'은 무엇보다도 '연결성'이 눈에 띈다. 조기석 작가가 참여한 컨셉포토는 현실에 억압된 일곱 명의 소년들의 모습을 담았고 이후 공개된 컨셉 필름은 어떠한 시설에 갇혀 괴로워하고, 탈출하고 그 과정에서 어떠한 어려움이 있더라도 나만의 것을 오롯이 지키겠다는 의지와 여유를 표현했다. 앨범 스토리는 물론이고 앨범과 앨범사이의 유기성 역시 만들었다. 현실에서의 탈출 그리고 그다음 단계를 어떤 방식으로 풀어나갈지 기대하게 한다.





#Smoothie

Korean Lyrics by 나도연 (153/Joombas), 방혜현
Composed by Harold ‘Alawn’ Philippon, Benji Bae, Robbie Jay
Arranged by Alawn

타이틀곡 'Smoothie'는 현실에서 탈출하는 과정에서 어떠한 부정적인 시선, 사건, 감정들이건 모두 스무디처럼 갈아 마셔버리겠다는 엔시티 드림의 자신감과 여유가 담긴 곡이다. 무엇보다도 공들인 곡임은 확실하다. 엔시티의 정체성과 같은 힙합을 베이스로 한 댄스 곡으로 묵직한 808 베이스와 스네어 드럼의 사운드는 시크함과 섹시한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벌스와 프리코러스에서 고조시킨 분위기를 미니멀한 사운도로 급격한 반전을 만든 코러스의 챈트로 긴장감과 여유를 동시에 표현한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평이한 전개로 흘러가는 탑라인과 코러스의 챈트에 과다하게 의존한 듯한 후킹 포인트의 부재는 엔시티 드림의 2막을 열 첫출발로써는 약간의 아쉬움을 가진다. 멤버들의 음색에 집중하여 '스무디'를 읊조리는 챈트는 귀에 꽂히는 포인트임엔 확실하지만 그것이 반복해서 이 곡을 재생할 만큼의 매력을 가졌다고 하기엔 부족하다. 'Smoothie'는 확실히 좋은 메시지와 좋은 서사를 가지고 있는 곡이다. 그러나 표현의 방식 역시 아쉽다. 코러스의 안무는 챌린지를 의식한 듯하고 스타일링 역시 'Smoothie'가 가진 메시지, 엔시티 드림이 가진 매력을 백 퍼센트 살리기에는 평범한 자극이다. 

[DREAM( )SCAPE]의 진가는 놀라운 수록곡에 있다. 첫 번째 트랙 'icantfeelanything'은 808 베이스와 몽환적인 무드의 신스로 현실을 '탈출'하는 소년들의 모습을 담아 앨범이 가진 스토리를 관통하는 인트로 트랙이다. 저지클럽 리듬으로 긴장감을 느끼게 하면서도 리버브 가득한 보컬과 신스 그리고 베이스 사운드가 대조되면서 몽환적인 무드를 형성한다. 타이틀 곡 'Smoothie'에 이어 듣게 되는 세 번째 트랙 'BOX'는 유리 박스를 깨는 듯한 날카로운 사운드와 무거운 베이스가 대조되며 어택감이 느껴지는 힙합 곡이다. 스스로를 가두는 틀을 유리 상자를 깨듯 깨버리겠다는 포부를 담았다. 네 번째 트랙 'Carat Cake''icantfeelanything'과 같이 저지클럽 리듬의 곡으로 몽환적인 신스와 반복되는 가사들이 낯선 세상에서 만난 다양한 유혹들을 신비롭게 표현해 냈다. 

그다음으로는 타이틀 곡과 함께 방송 활동을 진행한 커플링 곡 'UNKNOWN'인데 앨범에서 가장 기억에 남을 만큼 인상 깊은 곡이다. 특히나 멤버들의 보컬적인 매력이 가장 돋보인 곡이라 생각하는데 현실이라는 공간을 탈출하고 모든 것이 낯선 새로운 세계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스로를 찾아나가겠다는 두려움과 다짐을 미스테릭 하지만 강렬하게 표현한다. 마지막 트랙 '숨(Breathing)'은 미디엄 팝 발라드 곡으로 숨을 쉴 수 있는 이유는 서로가 있어서라는 고백을 담았다. 다시 용기를 얻게 된 멤버들이 새로운 세계를 나아갈 힘을 얻으며 다음 앨범에 대한 기대감까지 잡은 마지막 트랙이다. 

이렇듯 1번부터 6번 트랙까지 수록된 모든 트랙들은 각각 앨범이 가진 스토리라인을 상징하며 각 곡간의 유기성이 끈끈히 형성되어 있다. 곡의 완성도는 물론 앨범의 완성도를 높이는 나머지 트랙들은 타이틀 곡 'Smoothie'가 아쉽게 느껴진 이유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엔시티 드림의 다음이 기대되는 이유는 멤버들이 가진 매력과 지금껏 쌓아온 놀라운 드스코그라피들이 증명하고 있다. 아직 드림에게는 꿔야 할 꿈들이 너무나 많이 남아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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