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된 실패감이 영혼을 짓누를 때


이 정도면 괜찮겠지, 하고 기대했던 결과가

또다시 아무 일 없던 듯 무너질 때가 있다.


‘이번엔 정말 잘할 수 있을 것 같았는데...’

그 말은 마음속에서만 맴돌고, 입 밖으로는 못 나왔다.

괜히 꺼냈다가 위로랍시고 돌아오는 말이

또 다른 짐이 될까 봐.


“괜찮아, 다음에 더 잘하면 되지.”

“네가 뭘 그렇게까지 신경 써.”

“그 일 말고도 잘한 게 얼마나 많은데.”


그런 말들이 위로가 되지 않는 날도 있다.

괜찮다는 말을 들으면 더 괜찮지 않아 지는,

그런 날들.


무언가를 계속 시도했지만

결국 똑같은 지점에서 멈추고

그게 반복되다 보면

어느 순간부터 ‘도전’은

희망이 아니라 두려움이 된다.


실패는 어떤 때는 사건이지만

어떤 때는 정체성이 되어버린다.


‘나는 왜 항상 이 모양일까.’

‘이제 그만하면 됐지 않았나.’

‘더 이상 뭘 해야 하지...’


그런 마음이 하루하루 쌓이면

처음에는 단지 피곤했던 마음이

나중엔 깊은 무력감으로 변한다.


아무것도 하지 않게 되고

하고 싶은 마음조차 사라지고

꿈이나 목표 같은 건

그저 먼 이야기처럼 느껴진다.


그럴 땐, 그냥 거기까지 오는 것도 대단한 거라고 말해주고 싶다.

실패를 마주하고도 그 자리에 서 있었던 시간.

그 모든 감정의 무게를 혼자 견뎠던 용기.

비록 결과는 원하지 않았던 것일지라도

시도하고 버텼던 그 마음은

결코 헛되지 않았다고 말해주고 싶다.


상담심리학에서는

이런 감정의 누적을 '자기 효능감의 침식'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자신에 대한 신뢰가 점점 옅어지면서

결국 ‘나는 못하는 사람’이라는 낙인을

스스로 찍는 단계에 이른다.


하지만, 모든 실패가 자격을 부정하지는 않는다.

실패했다고 해서, 존재의 무게까지 가벼워지는 건 아니다.

우리는 무너지면서도 견디는 사람들이다.


어떤 날은,

그저 이 말을 마음에 새기며 하루를 견디면 된다.

"나는 아직 끝난 게 아니다."

"내가 실패한 것이지, 실패가 나인 건 아니다."






“이 글은 상담심리학자로서 수많은 내담자들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동행하며,

그들의 감정 여정을 상징적으로 재구성한 가상의 한 사람의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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