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가지 생각에 갇힐 때가 있다.
처음에는 가볍게 스친 생각이었는데,
곧 머릿속을 빙글빙글 돌기 시작한다.
이내 멈추지 않고 맴도는 회전목마처럼
생각은 계속 원점으로 돌아오고,
나는 그 위에서 자꾸만 같은 자리에 선다.
‘내가 왜 그 말을 했지?’
‘그 사람은 왜 그런 표정을 지었을까?’
‘혹시 내가 실수한 건 아닐까?’
‘앞으로 어떻게 될까…’
생각은 사건을 복기하려는 것이 아니라,
나를 의심하고, 공격하고, 약하게 만든다.
심장은 현실보다 더 빠르게 뛴다.
이미 일어난 일보다
아직 일어나지 않은 상상이
더 나를 괴롭힌다.
사람은 불안을 통제하려고 생각을 시작하지만,
생각이 불안을 통제하는 순간
그 안에서 갇히게 된다.
생각의 회전목마는 멈출 줄 모르고,
나는 그 위에서 점점 지쳐간다.
혼자 있는 시간이 고요해지지 않고,
말없이 앉아 있는 순간조차 시끄러워진다.
가끔은 생각을 이기려 들지 않고
그저, 생각을 흘려보내는 게 낫다.
모든 문장을 끝까지 따라가지 말고,
그저 ‘지금 생각이 많아지고 있구나’ 하고
한 발 떨어져 바라보는 것.
생각과 나 사이에 약간의 거리를 두는 일.
그게 처음에는 잘 되지 않지만,
연습하다 보면,
회전목마는 어느 순간
조금씩 느려지고,
결국 멈추기도 한다.
회전목마에서 내려야만
눈에 보이지 않던 풍경이 보인다.
머릿속이 아닌
몸의 감각으로 살아 있는 지금 이 순간,
손끝의 온기, 눈앞의 햇살,
작은 숨결 하나에도
삶은 담겨 있다.
그러니 생각이 나를 몰고 갈 때,
나는 잠시 멈춰 서서 이렇게 말한다.
“이건 생각일 뿐이야. 진짜 현실은 아직 여기에 있어.”
"이 글은 상담심리학자로서 수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동행하며 그들의 감정 여정을 상징적으로 재구성한 가상의 한 사람의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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