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 사소한 일이었다.
누군가의 말 한마디, 예고 없이 벌어진 작은 상황.
그런데 이상하게도
마음 안에서 무언가가 폭발하듯 치밀어 올랐다.
숨이 거칠어지고,
생각은 급격히 좁아지며
나도 모르게 소리를 높였다.
그리고는 곧 찾아오는 죄책감.
“왜 그렇게까지 화냈을까.”
“그 정도 일로 왜 이토록 흔들렸을까.”
분노는 예고 없이 다가오지만,
사실은 오랜 시간 쌓인 것들이다.
지나친 참음,
말하지 못한 억울함,
스스로도 외면한 감정의 침전물들.
그 모든 것이 축적되어 있다가
작은 자극 하나에 불이 붙는 것이다.
마치 오래된 기름에
작은 불씨가 닿는 것처럼.
분노는 무작정 나쁜 감정이 아니다.
원래 나쁜 감정이란 없다.
오히려 분노는 내 마음이
“이건 아닌 것 같아”라고 말하는 방식이다.
부당함을 향한 저항이고,
무시당한 감정의 복원 시도다.
하지만 문제는,
그 감정이 ‘표현’이 아닌 ‘폭발’이 되었을 때다.
분노는 타인을 향한 것이기도 하지만
가장 먼저 나 자신을 상하게 한다.
나는 결국,
내 감정의 불길에
내가 가장 먼저 타버리게 된다.
분노가 반복된다면,
그건 지금의 일이 아니라
예전부터 해결되지 않은 감정이 있다는 신호다.
"그때 그 말, 너무 상처였어."
"나는 계속 참고 있는데 아무도 몰라줘."
"왜 나만 이렇게 살아야 하지?"
이런 말들을 하지 못하고 쌓아두다 보면
결국 분노가 나서서 그것을 말하게 된다.
거칠고, 날카롭게,
때로는 상처를 남기면서.
나는 이제 배워가는 중이다.
분노가 오기 전,
그 감정이 내게 뭘 말하려 하는지
조금 더 일찍 들어보는 연습을.
그 분노는 어쩌면
내가 내 마음을 방치한 시간에 대한
늦은 항의였는지도 모르니까.
"이 글은 상담심리학자로서 수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동행하며 그들의 감정 여정을 상징적으로 재구성한 가상의 한 사람의 이야기입니다."
#분노의심리 #감정폭발 #마음의항의 #심리학에세이
#상담심리 #억눌린감정 #자기이해 #브런치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