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고장 난 날이 있다.
별일 아닌 것에도 눈물이 맺히고,
익숙한 말에도 마음이 다쳐버리는 날.
그럴 때는
누구보다 나 자신을 향해
가장 차가워지곤 한다.
“왜 이 정도도 못 견뎌?”
“다른 사람들은 다 잘만 사는데…”
“또 감정적으로 구는 거야?”
그렇게 내 안에서
스스로를 몰아세우다 보면,
어느 순간
마음은 서서히 말라간다.
그런 날,
어디선가 도착한
작고 다정한 한마디가 있었다.
“괜찮아.
조금 느려도 되고,
지금 이만큼인 것도 잘하고 있는 거야.”
그 말은
크지 않았고,
눈에 띄지도 않았지만
마음 깊은 곳 어딘가에
살며시 내려앉았다.
그리고 그제야,
나는 내가 얼마나 버티고 있었는지,
그동안 얼마나 고요히 흔들리고 있었는지를
비로소 알아차렸다.
너무 늦지 않게 도착한 다정한 말은
마치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내 안의 닫힌 문을
조용히 두드렸다.
억지로 열지 않았고,
그저 “나는 여기 있어”라고 말하는 듯한 기척.
그게 참, 고마웠다.
누군가의 말 한마디가
이렇게 깊은 안쪽까지 들어올 수 있다는 걸
그날 처음 알았다.
그 이후로
나는 종종 그 말을 떠올린다.
스스로에게,
그리고 누군가에게
그 다정한 한마디를
너무 늦지 않게
건넬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이 글은 상담심리학자로서 수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동행하며
그들의 감정 여정을 상징적으로 재구성한 가상의 한 사람의 이야기입니다."
#다정한한마디 #늦지않은온기 #조용한회복 #감정의복원력
#브런치스토리 #사람의온기 #심리학에세이 #그리움의언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