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울컥했던 날이 있었다.
그 순간, 누군가가 물었다.
“왜 그렇게 울컥했어요?”
나는 대답하지 못했다.
왜냐하면…
그 감정의 이름을 나도 모르겠어서였다.
우리는 너무 오랫동안
감정을 꺼내지 않고 살아왔다.
속상해도 괜찮다고 하고,
눈물이 나도 웃으며 넘긴다.
그러다 보니 감정을 표현하는 일이
부끄럽고, 민망하고,
어쩐지 ‘민폐’처럼 느껴진다.
‘나약하게 보일까 봐’,
‘괜히 분위기 흐리는 사람 될까 봐’
감추고 삼키며 살아간다.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감정을 말하는 연습조차 해보지 못한 채,
어른이 되어버린다.
하지만 감정은
말하지 않는다고 사라지지 않는다.
그저 마음속에서 천천히 곪아갈 뿐이다.
외면하고 억누를수록
그 감정은 오히려 나 자신을 향해 칼끝을 겨눈다.
“왜 너는 나를 그렇게 오래 무시했느냐”라고.
그래서 지금이라도
조심스럽게 꺼내보아야 한다.
말이 서툴러도 괜찮고,
표현이 어색해도 괜찮다.
처음엔 이렇게 말해도 좋다.
“나, 좀 불편했어.”
“사실, 섭섭했어요.”
“이 말해도 될지 모르겠는데… 속상했어요.”
그 말이 나왔을 때,
누군가가 진심으로 이렇게 말해준다면
“응, 그런 마음 들 수 있어요.”
그 한마디가
얼어붙은 내 마음을 녹이는 첫 햇살이 된다.
감정은 표현되는 순간,
비로소 이해될 수 있다.
그리고 이해받은 감정은
우리 안에서 서서히 정리되며 떠나간다.
감정을 말하는 일은
갈등을 일으키는 게 아니라,
관계를 지키는 기술이다.
그리고 자기 자신을 잃지 않기 위한
작은 회복의 시작이다.
감정을 말하는 당신은,
결코 약한 사람이 아니다.
오히려 감정을 꺼낼 수 있게 된 그 순간부터
당신은 이미, 회복의 길 위에 서 있다.
※ 이 글은 상담심리학자로서
수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만나며 관찰해 온 사례를 바탕으로 구성한
《내면과 회복의 심리학》 시리즈 중 일요일 편입니다.
정서적 치유를 주제로 다루고 있습니다.
다음 주 월요일은《그날의 나는 울고 싶다고 말할 줄 몰랐다》로 이야기 이어갑니다.
감정을 느껴도 말할 줄 몰랐던 아이,
그 아이가 어른이 되어
처음으로 자기 마음을 말하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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