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도록 거울을 마주 보는 일이 어려웠다.
비추어진 얼굴이 낯설었고,
그 속의 내가 늘 어딘가 불만스러워 보였다.
“조금만 더 예뻤으면 좋겠다.”
“조금만 더 강했으면 좋겠다.”
“조금만 더 괜찮은 사람이었으면…”
그렇게 나를 다그치는 말들이
하루에도 몇 번씩 머릿속을 맴돌았다.
나는 나를 사랑하기보다,
끊임없이 평가하고, 비교하고, 수정하려 했다.
거울은 늘 냉정했고,
그 속의 나는 늘 미완성처럼 보였다.
그런데 어느 날이었다.
피곤한 얼굴로 거울 앞에 서서
습관처럼 한숨을 쉬려던 순간,
무심히 스친 시선 속에서
이상하게 따뜻한 무언가가 느껴졌다.
‘이 사람, 참 오래 버텼구나.’
그 한마디가 마음 안쪽에서 일어났다.
순간, 눈물이 났다.
아무 이유도 없는데,
그저 오래도록 나를 버티게 한
그 얼굴이 너무 애틋했다.
그날 처음으로,
거울 속의 내가 다정해 보였다.
흠 많고 부족한 그 얼굴이,
이제는 미워지지 않았다.
그 안에 담긴 시간과 상처,
포기하지 않고 살아온 날들이
조용히 나를 감싸는 것 같았다.
그제야 알았다.
내가 나를 미워했던 이유는
사실 미워하고 싶어서가 아니라,
사랑받지 못했던 시간들을
억울하게 품고 있었기 때문이라는 걸.
나는 그때부터 조금씩 연습하기 시작했다.
거울을 볼 때마다
“괜찮아, 오늘도 잘했어.”
그 한마디를 건네는 일.
그 말이 처음엔 어색했지만,
조금씩 내 얼굴의 표정이 달라졌다.
눈가가 부드러워지고,
입꼬리가 조금 더 자연스러워졌다.
그리고 어느 순간,
나는 깨달았다.
누군가의 다정함이 필요했던 내가
이제는 나에게 다정해지는 법을 배우고 있었다는 걸.
우리가 평생 사랑해야 할 사람은
누구보다 먼저 ‘나’다.
누구에게도 보여주지 못한 약한 얼굴까지
그대로 안아주는 순간,
비로소 진짜 회복이 시작된다.
오늘 거울 속의 내가 조금 더 다정해 보인다면
그건 세상이 나를 바꾼 게 아니라,
내가 나를 품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 글은 상담심리학자로서 수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동행하며
그들의 감정 여정을 상징적으로 재구성한 가상의 한 사람의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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