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감정 앞에서조차 한 걸음 물러나게 되는 순간들이 있다.
기쁘면서도 동시에 마음 한편이 조용히 긴장하는 순간이다.
다가가도 괜찮을 것 같은데,
굳이 먼저 나서지 않아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 앞선다.
그 마음은 늘 신중함이라는 이름을 달고 나타난다.
어쩌면 그것은 용기가 없어서가 아니다.
기대를 품어본 적이 많았던 사람에게 생기는, 아주 조용한 조심성이다.
한 번 더 상처받지 않기 위해 마음이 스스로 거리를 조절하는 방식이다.
그래서 이 마음은 스스로를 보호하고 있다고 믿는다.
하지만 동시에, 가까워질 수 있었던 온기에서 조금 멀어지게 만든다.
좋은 순간 앞에서도 마음이 잠깐 숨을 고르는 이유다.
이런 마음은 약함이 아니라, 오래 버텨온 사람의 흔적에 가깝다.
감정이 깊어질수록 쉽게 잃어버렸던 경험들이 쌓여 만들어진 반응이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게 하려는 마음의 오래된 습관이다.
그러나 가끔은 이 물러섬이 스스로를 더 외롭게 만들기도 한다.
괜찮아 보이기 위해 선택한 거리감이, 마음을 혼자 두는 시간이 되기도 한다.
그래서 마음은 종종 따뜻함을 그리워하면서도 손을 뻗지 않는다.
이 마음을 탓할 필요는 없다.
다만, 왜 이런 선택을 해왔는지 조용히 이해해 볼 필요는 있다.
그 이해가 쌓일수록 마음은 조금씩 덜 움츠러든다.
좋아도 물러나던 마음이,
언젠가는 괜찮은 순간 앞에서 잠시 멈춰 서 있을 수 있기를 바란다.
도망치지 않고, 서두르지도 않고, 그 자리에 머무는 연습처럼.
그렇게 마음은 다시 배운다.
안전함이란 늘 물러나야만 얻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가끔은 머물러도 괜찮다는 사실을.
"이 글은 상담심리학자로서 수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동행하며 그들의 감정 여정을 상징적으로 재구성한 가상의 한 사람의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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