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전한 나로 사랑받아도 되는 마음


관계 속에서

나는 오래도록 나를 조금씩 정리해 왔다.


사랑받기 위해서는 더 괜찮아져야 하고,

더 단단해져야 하고,

상처 같은 건 어느 정도는 치워두고 있어야 한다고 믿었다.


그래서 마음이 흔들릴 때마다

먼저 나를 점검했다.

이 상태로 있어도 괜찮은지,

혹시 상대에게 짐이 되지는 않을지,

조금 더 나아진 다음에 곁에 있어야 하는 건 아닌지.


사랑은 늘

‘준비가 끝난 뒤에야 허락되는 것’처럼 느껴졌다.

온전하지 않은 마음은

아직 사랑받을 차례가 아니라는 듯이.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조심스럽게 깨닫게 된다.

사랑은 생각보다

완성된 상태를 기다리지 않는다는 걸.


아직 정리되지 않은 마음이어도,

여전히 불안이 남아 있어도,

조금 서툴고 흔들리는 모습이어도

그대로 곁에 있어주는 경험이 분명 존재한다는 걸.


그 앞에서는

잘 설명하지 않아도 되었고,

괜찮은 척 애쓰지 않아도 되었고,

마음을 급하게 고치지 않아도 되었다.


온전해져서 사랑받은 게 아니라,

사랑받는 경험 안에서

조금씩 온전해져 갔다.


사랑은

나를 바꾸기 위한 조건이 아니라,

나를 환영하는 태도에 더 가까웠다.


그래서 비로소 알게 된다.

사랑받는다는 건

완벽해지는 일이 아니라,

사라지지 않아도 되는 자리에서

머무는 일이라는 걸.


온전한 나로 사랑받아도 되는 마음은

자기 확신에서 시작되지 않는다.

누군가의 무조건적인 붙잡음에서도 아니다.


그건 아주 조용하게,

“지금의 나로도 괜찮다”는 감각이

마음 깊은 곳에 내려앉는 순간에 가까웠다.


그 감각이 한 번이라도 몸에 남으면

사랑은 더 이상 증명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숨 쉬듯 머물 수 있는 공간이 된다.


그리고 그때부터

마음은 조금 덜 애쓰게 되고,

조금 덜 숨게 되고,

조금 더 나로 남아 있게 된다.


온전한 나로 사랑받아도 되는 마음은

누군가에게 매달려 얻는 것이 아니라,

이미 충분히 애써온 마음에게

이제는 괜찮다고 말해주는 자리에서 시작된다.


그렇게 사랑은

나를 요구하지 않고,

나를 재촉하지 않고,

조용히 나를 안는다.







"이 글은 상담심리학자로서 수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동행하며 그들의 감정 여정을 상징적으로 재구성한 가상의 한 사람의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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