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관찰하다


아침에 눈을 떴을 때,

머릿속에 무겁게 내려앉는 생각이 있었다.

오늘도 해야 할 일이 많다는 부담감.

그리고 어제 누군가의 말이 남긴 찜찜한 기분.


예전 같으면 이런 감정들을 그냥 밀어냈을 것이다.

“일단 움직여야지, 생각하지 말자.”

그렇게 스스로를 다그치고,

기분이 나쁜 이유를 분석하기보다는

그냥 ‘기분 탓이겠지’ 하고 덮어버렸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나는 그 방식을 멈추기로 했다.

감정을 억누르기보다, 그냥 ‘바라보기’를 시작했다.

마치 창문 앞에 앉아 흐르는 구름을 바라보듯,

내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조용히 지켜보는 것이다.


아침의 불안은 어디서 왔는지,

어제의 찜찜함은 왜 아직 남아 있는지.

그걸 해결하려 애쓰지 않고,

그냥 느끼고 관찰했다.

“아, 이게 불안이구나.”

“아직 서운함이 있네.”

이렇게 이름을 붙여주는 것만으로도

감정은 조금씩 힘을 잃었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판단 없는 자기 관찰’이라고 한다.

명상이나 마음 챙김에서도 강조하는 원리다.

감정을 통제하려고 애쓰지 않고,

그저 ‘있는 그대로’ 알아차리는 것.

이 과정은 생각보다 단순하지만,

해본 사람만 안다.

그 단순함 속에 얼마나 깊은 변화가 숨어 있는지를.


관찰을 시작하면

감정은 이전보다 훨씬 빨리 지나간다.

불안이 오래 머물 것 같아도,

그 불안을 두려워하지 않으면

그 자체로 사라지는 순간이 온다.

마치 아이가 울다 지쳐 스스로 잠드는 것처럼.


물론 여전히 어떤 날은 쉽지 않다.

감정을 바라보는 대신,

그 안에 휩쓸려 들어가 버리기도 한다.

하지만 예전과 다른 점은,

이제는 내가 돌아올 수 있다는 걸 안다는 것이다.

관찰로 돌아오는 길이 있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이 글은 상담심리학자로서 수많은 내담자들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동행하며,

그들의 감정 여정을 상징적으로 재구성한 가상의 한 사람의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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