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히 앉아 있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지금 내 마음은 어떤 색일까?”
어릴 적 미술 시간에 크레파스를 꺼내 들던 기억이 난다.
무슨 색으로 칠해야 할지 몰라서, 손에 잡히는 대로 색을 섞어 바르던 순간들.
그때는 그냥 그림일 뿐이었는데, 지금은 마음도 그렇다.
그날의 기분, 그날의 생각들이 내 안에서 색이 되어 칠해지는 것 같다.
어제는 회색에 가까웠다.
무겁고, 뿌옇고, 조금은 답답한 기운이 돌았다.
마음이 어두워지니 세상도 같이 탁해 보였다.
누군가의 말 한마디에 더 크게 흔들리고, 작은 일에도 예민해졌다.
그런데 오늘은 조금 다르다.
아침에 창문을 열었을 때 들어온 햇살이 내 마음에 노란색을 칠해놓은 것 같았다.
큰 변화가 있는 건 아니었지만, 그냥 그 빛 하나로 마음이 조금 따뜻해졌다.
누군가의 안부 문자 한 줄, 따뜻한 차 한 잔이 은근히 색을 덧입히는 걸 보면 참 신기하다.
마음의 색은 늘 고정되지 않는다.
어제는 회색이라도, 오늘은 연한 초록일 수 있고, 내일은 파란 하늘빛일 수도 있다.
어쩌면 살아간다는 건, 내 마음의 팔레트에 어떤 색이 올라오는지 지켜보는 일인지도 모른다.
중요한 건, 어떤 색이든 그걸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일이다.
검은색이라고 해서 나쁜 것도 아니고, 밝은 노랑만이 좋은 것도 아니다.
검은색은 나를 쉬게 하고, 노랑은 나를 움직이게 하고, 초록은 나를 숨 쉬게 한다.
그 모든 색이 내 안에서 살아 움직이며 나를 만든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정서 인식’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내 감정을 색깔처럼 인식하는 순간, 나는 내 마음을 더 잘 이해하게 되고, 그것이 곧 회복의 시작이 된다.
오늘 내 마음은 무슨 색일까.
이렇게 묻고 답하는 작은 연습이, 나를 조금 더 단단하게 만들어주는 것 같다.
“이 글은 상담심리학자로서 수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동행하며, 그들의 감정 여정을 상징적으로 재구성한 가상의 한 사람의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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