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언어로 설명할 수 있어야 진짜

2026년 3월 1일 월요일

by 전귀자씨

삼일절인데 국기 게양을 깜박하고 외출했다. 사실 자주 잊는다. 어린 시절엔 당연했던 일이고 교육도 단단히 받았는데, 어른이 된 내가 이어가지 않음에 부끄러움을 느낀다.


운전하다가 뒤늦게 국기 게양 안 한 게 떠올라 뒷자리 아들에게 삼일절에 대해 물었다. 태극기는 안 걸었지만 오늘이 어떤 날인지는 함께 대화하고 넘어가야 죄책감이 덜할 것 같아서였다. 내일모레 초4 올라가는 아들은 삼일절의 의미를 정확히 모르고 있었다. 충격이었다.


그런데 더 충격인 건 막상 나의 언어로 설명하려고 하니 나 역시 삼일절을 정확하게 모르고 있었단 사실이다. 전국적인 대한독립 만세 운동, 유관순 누나 정도만 막연히 떠오를 뿐 11세 아이 눈높이로 일목요연하게 말해줄 만큼 내 머릿속에서 정리되진 않았다.


다급히 챗GPT를 열었다. 음성 모드로 삼일절에 대해 물어보니 인공지능은 “1919년 3월 1일, 우리 민족이 일본 식민 지배에 맞서 독립을 선언하고 전국적으로 만세 운동을 펼친 날을 기념하는 날입니다. 한국이 자주독립 국가임을 세계에 알리고 독립 의지를 보여준 역사적인 날입니다“라고 정리해 줬다.


와이프까지 셋이서 공부하며 앞으론 까먹지 말자 다짐했다. 매월 2만9000원씩 갖다 바치는 챗GPT에 오랜만에 고마움을 느꼈다. 나의 어설픈 겉핥기식 지식수준에 대해서는 민망함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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