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남자의 접근

2026년 1월 15일 목요일

by 전귀자씨

광화문 인근의 한 빌딩 기자실에서 일하다 커피를 사 오려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1층 로비 회전문을 통해 밖으로 나가는데 처음 보는 남성이 내 옆에 바싹 붙더니 대뜸 “어디 가세요?” 질문했다. 롱패딩 안쪽으로 정장을 차려입은 남성은 20대 정도로 보였다. 알바생인가. 손에 든 투명 파일에는 ‘호텔 분양’이라고 적힌 전단지가 담겨있었다.


노련한 영업가는 아닌 듯했다. 무표정으로 훅 다가와 행선지를 물어보니 거부감이 들 수밖에 없었다. 괜찮습니다 하고 지나가려는 나를 가로막은 남성은 정말 좋은 매물이라며 투자를 권유하기 시작했다. 애당초 내 대답은 중요하지 않은 듯했다. 무시하고 가는 나를 졸졸 따라오며 본인 할 말을 쏟아냈다. 수고 많다고 하나 사주기엔 가격이 너무 셌다.


20m 정도 따라오던 남성이 결국 돌아섰다. 커피를 들고 돌아오는 길에 다시 그가 보였다. 다른 사람을 상대로 내게 했던 말들을 반복하고 있었다. 사람들 반응도 나와 다르지 않았다. 오늘 실적 올리기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드니까 저 친구가 좀 짠해졌다. 아들 둔 아빠 마음이 올라온 모양이다. 시선을 아래로 깔자 정장 바지와 구두 사이로 살색 발목이 보였다. 이런 날씨에 발목양말이라니, 우산이나 꽃을 파는 사람이었다면 하나 사줬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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