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백요리사의 식당

2026년 2월 9일 월요일

by 전귀자씨
출처: 넷플릭스

점심에 흑백요리사2에 출연해 이름을 알린 일식 셰프가 운영하는 식당에 갔다. 프로그램의 화제성만큼이나 식당 내부는 발 디딜 틈 없이 바글바글했다. 직원이 요리를 들고 룸에 들어올 때마다 우리 일행은 약속이나 한 듯 서버의 얼굴을 살폈다. 혹시 그 ‘유명인’인지 너 나 할 것 없이 확인한 것이다.


미어캣처럼 직원 얼굴을 확인하는 일이 몇 차례 반복되자 다 함께 현타가 밀려왔다. 생각해 보면 그 자리에는 ‘유명인’ 등장에 눈 뒤집힐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예의상 사인을 받는다든지 사진 촬영을 요청할 사람도 없었다. 흑백요리사란 프로그램을 재밌게 본 것이지 특정 셰프의 팬덤이 된 건 아니었다.


“없어 보이게 자꾸 쳐다보지 마시죠!”

일행 중 한 사람이 웃으며 수습 멘트를 던졌다. 그래요, 우리 진짜 왜 이래 촌스럽게. 다들 동조했다.


다짐을 끝내자마자 문이 벌컥 열렸다. 우리 시선이 다시 약속이나 한 듯 일제히 직원의 이목구비를 향했다. 명백히 의도된 관찰이었다. 다 함께 웃음이 터졌다. 유명 셰프님도 어디선가 환한 얼굴로 만석의 기쁨을 누리고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 다들 그렇게 방송에 나오려고 하는지도 알 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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