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2월 23일 월요일
아들의 4학년 반 배정이 나왔다. 아이와 동네 엄마들이 겨울방학 내내 기다린 발표다. 솔직히 난 둘만큼 궁금하진 않았지만 막상 당일이 되니 긴장됐다. 괜찮은 친구와 같은 반이 되길 바라는 마음보단, 학교에서 통제불능으로 유명한 몇몇 아이들과 안 붙길 바라는 마음이 더 컸다. 내 아이도 누군가에겐 불편한 친구일 수 있는데, 이렇게 사람 마음이 이기적이다.
퇴근 후 와이프에게 들은 바로는 반 배정 결과가 발표되자마자 아들은 친한 친구들에게 전화를 돌렸다. 나 4반, 넌 몇 반이야? 진짜? 아 아쉽다. 너는? 오, 같은 반! 아이의 희비가 몇 차례 반복됐다고 한다. 저녁에 만난 아들은 내게 누가 누구와 같은 반이고, O반엔 웃긴 애가 많고, O반엔 운동 잘하는 애가 많다는 이야길 늘어놨다.
그 과정에서 떠난 친구들도 많다는 사실을 알았다. A는 사립초로, B는 외국인학교로, C는 아예 다른 나라로. 제법 친했던 친구들이 떠났는데도 아들은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눈치였다. 오히려 나의 아쉬움이 더 큰 듯했다. B가 OO기업 아들이니 계속 친하게 지내면 좋겠네. 부잣집 친구 둬서 나쁠 것 없잖아. 아내에게 했던 말이 떠올랐다. 이렇게 사람이 속물적이다.
그러고 보면 아빠 파견근무 따라 세종에서 2년 살고 다시 서울 왔을 때도 아들은 이별의 여운에 깊게 빠져들지 않았다. 5학년때 서울로 전학 온 후 불면증까지 겪었던 나와 다르게 무던한 녀석이 새삼 기특하게 느껴졌다. 아이는 유약할지언정 나약하지 않다. 대견한 아들의 4학년도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