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2월 24일 화요일
살면서 몸무게가 가장 많이 나갔을 때가 2018년 전후였다. 부부가 한창 육아에 허덕이며 자신을 가꿀 여유를 못 찾던 시절이다. 아들이 2016년 태어나고 2~3년은 피곤에 절어 얼굴이 늘 부어있었다. 그때 사진을 보면 내 얼굴은 죄다 호빵맨이다. 심지어 회사에선 술자리도 많았다. 당시 우리 부장과 팀장 모두가 술꾼이었다. 술 퍼마시고 들어와 육퇴한 와이프와 또 야식 먹으며 스트레스 푸는 게 일상이었다.
변화는 2019년 말 주간지를 만드는 부서로 인사 이동하면서 찾아왔다. 잡지 부서는 일간 부서와 달리 매일 누군가를 만나고 속도감 있게 글을 쏟아낼 필요가 없었다. 소위 말하는 ‘출입처’란 개념도 없어서 의무방어적으로 이어지던 홍보실과의 술자리도 거의 사라졌다. 갑자기 저녁이 있는 삶이 시작된 것이다. 마침 아이도 어린이집을 다니며 부모 수고를 덜어줄 때였다. 여유가 생기니 비로소 나를 가꿀 의지도 생겼다.
그때 내가 택한 운동 방법은 16시간 공복 유지 + 매일 걸어서 퇴근하기였다. 저녁 8시부터 다음날 낮 12시까지 아무것도 안 먹고, 저녁에는 광화문 회사부터 평창동 집까지 1시간 반~2시간 걸어서 퇴근하는 심플한 다이어트였다. 그전까지 대체 얼마나 먹어댄 건지, 16시간 공복을 시작하고 불과 5일 만에 3kg이 빠져 깜짝 놀랐던 기억이 생생하다. 물론 초반에만 그랬고 이후로는 1개월에 1kg 속도로 천천히 빠졌다. 걸어서 퇴근은 광화문 광장, 서촌(어떤 날은 삼청동), 청와대, 부암동 등 동네 구경하며 걷는 재미가 쏠쏠했다. 그렇게 꾸준히 루틴을 지키니 1년 만에 15kg이 빠졌다. 성공적인 다이어트 사례로 주변에 강연(?)도 많이 했더랬다.
그랬던 그는 약 5년이 흐른 지금 다시 역대 최고 몸무게를 향해 가고 있다. 이번 설 연휴가 끝나고 체중계에 올라갔더니, 그 짧은 시간에 2kg이나 불어 있었다. 8년 전 역대 최고 몸무게에 근접한 상태다. 거울 속엔 다시 호빵맨이 나타났다.
오늘 헬스장 1년 회원권을 끊었다. 주간지 부서가 아니라 16시간 공복이나 여유롭게 걸어서 퇴근하는 건 현실적으로 힘들다는 판단에서다. 그 사이 기초대사도 낮아져, 예전 방식이 먹힐 것 같지도 않았다. 근력 운동도 병행하고픈 맘에 비싼 돈을 내고 의지를 구매했다. 정말 오랜만에 자전거를 타고 중량을 치고 나오니 온몸이 뻐근하다. 다시 15kg씩 뺄 생각은 없다. 건강검진 소견서 분량이 늘어나게만 하지 말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