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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아시스 May 21. 2022

모내기

모와 나의 출항

이른 새벽 산책을 나섰다.

푸릇한 모가 담긴 모판들이 물을 찰랑찰랑 받아놓은 논에 잠겨 있다.

꼭 출항을 앞두고 출정식을 하는 아기자기한 배들 같다.

어디로 가시나요?

모에게 묻고 싶다.

가을까지 긴 항해가 되겠네요. 준비는 되었나요?

걸으면서 내게도 물었다.

어디로 가시나요?

오늘 속으로 가요. 잘 부탁드려요.

내가 답한다.

오늘이 출렁거리고 난 깊이, 더 깊이 걸어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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