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한 창조는 없다

Mission: Impossible_ Fallout

by 구자욱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 집을 세운다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다. 반면 기존에 있는 것을 받아서 각색하고 또 그것을 새로운 제2차 창작물로 만드는 것은 온전한 나의 것을 만드는 토대가 될 수 있다. 어려운 일들로 스트레스를 자꾸 받기보다는 새로운 일들,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에 노력함으로써 스스로에게 자양분을 제공하고 성장시키는 것은 지혜로운 일이라 할 수 있다. 나를 가학하고 어려운 곳으로만 들어가게 하는 것은 스스로를 세상과 단절시키고 더이상 성장하지 못하게 만드는 것이다.

미션임파서블fallout은 과거의 성공을 발판으로 재창조를 성공적으로 이뤄냈다. 각색하고 추가된 것들도 많지만 그 시작과 끝은 과거와 닿아있고, 과거 시리즈를 모두 봤거나 기억하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영화를 즐기기에 부족함이 없다. 영화는 철저하게 오락성에 촛점을 맞추고 있었기 때문에 시나리오는 영화라는 장르에 걸맞게 만들기 위한 양념에 불과한 것처럼 느껴졌다. 그럼에도 장면이 거듭될 수록 이야기를 듣고 싶고 예측하고 싶게 만드는 각본이 있었기에 톰크루즈가 쉰의 나이에 전력을 다하여 지붕을 뛰어다니는 장면을 흥미진진하게 볼 수 있었다. 내가 영화를 볼 이유, 특히 이야기의 전개가 멈출 수밖에 없는 긴 액션신을 즐겁게 보도록 만들어주는 탄탄한 각본이 훌륭하게 제 역할을 해주고 있었다.


*레베카 퍼거슨은 전작인 고스트프로토콜에서 큰 인기를 얻었으며 이번 폴아웃에서도 적극적으로 활약한다.

또한 영국정보국과 영국출신의 배의 등장이 흥미로웠다. 레베카 퍼거슨과 사이먼 페그의 등장만으로도 좋았지만 그들이 내포하고 있는 영국이라는 나라가 갖고 있는 매력을 영화에 접목시킴으로써 흥미를 유발시켰다. 미국 CIA의 헛점에서 발생한 문제를 수습하기 위해 톰크루즈가 고생스럽게 파리, 카시미르 등을 뛰어다닌 한편 영국에서 적진으로, 적진에서 영국정보부로 심어둔 첩자들의 이야기가 중요한 축으로 자리잡으면서 '미국최고', '역시 우리가 있어야 해' 하는 듯한 뉘앙스가 옅어지고, 줄곧 헐리웃 영화에서 영국을 희화화하거나 부정적으로 묘사하던 바와는 달리 때로는 협력할 공생의 관계임을 인정하고 있음이 좋았다.

*찰지게도 깐족대는 벤지. 앵글에 그가 잡힐 때면 절로 미소가 입가에 번진다.


IMF가 미국의 기관임에 틀림없지만 이 기관에 속한 에단헌트는 공무를 위해 일한다는 느낌보다는 나라와 가족을 지켜야 한다는 사명과 친구들에 대한 우정때문에 미션을 수행한다. 스스로의 동인을 주변인들로부퍼 확인함으로써 이 첩보액션극이 한 국가의 입장을 대변하는 홍보영화가 아니라 이웃을 위하는 개인을 조명한다는 느낌을 받는다. 상부의 명령보다는 그때그때의 상황에 맞는 용단을 내리고 이를 깊이 신뢰해주는 관계를 통해 헌트가 내 친구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국가와 여왕을 위해 충성스럽게 일하고, 설령 상관의 명령을 위반하더라도 그 동인이 지극히 개인적인 이유에 국한되었던 007과는 차이가 나는 부분이다.

*벗보다 임무를 우선해야하는가


가족에 관한 부분도 빼놓을 수 없다. 부인과 별개의 삶을 사는 결정을 내리고, 이후 부인은 의사 남편을 만나 제3국에서 의료봉사활동을 함으로써 신분을 철저히 숨기고 살아간다. 그런데 이 삶에서 행복을 찾은 부인을 바라보는 헌트는 온전히 부인의 행복에 감사해한다. 자기없이도 행복하다는 부인이 야속할 수도 있었지만, 진정한 사랑은 내가 빠져버린 행복까지도 진정으로 인정해줄 수 있는 것이었다. 이는 잔잔한 반향을 일으켰다. 바로 이어 헌트가 일사와 대화를 다정스레 나누는 장면이 다소 생소했지만 일사 역시 헌트의 사랑을 있는 그대로 신뢰하는 그 건전함이 보기 좋았다.

*임무가 상충되어 계속 부딪혀도 끊임없이 서로를 배려한다.


자기없이도 행복하다는 부인이 야속할 수도 있었지만, 진정한 사랑은 내가 빠져버린 행복까지도 진정으로 인정해줄 수 있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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