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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마음닿기, 사랑 만나기

산책 중에 예쁘게 피어난 노란 꽃을 보니 웃음이 납니다. 엊그제 살짝 봉오리가 올라오더니 어느새 환하게 핀 얼굴입니다.


이 꽃은 물과 햇빛의 에너지로 피어났습니다. 물과 햇빛은 언제나 풍요롭게 존재합니다. 간절하게 구하지 않아도 해는 매일 아침 떠오릅니다. 들꽃은 다른 들꽃을 찾아다니며 햇빛과 물을 구걸하지 않습니다. 그저 받아들일 뿐입니다.


사랑도 이와 같습니다. 우리 존재는 탄생부터 근원적인 사랑의 에너지, 빛을 담고 있습니다. 그리고 사랑의 에너지로 우리도 무럭무럭 자랍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데 필요한 기본적인 것들은 갈구하지 않아도 어떤 방식으로든 우리에게 주어집니다. 감사하고 받아들일 뿐입니다.


Q1. 찾아다니지 않아도 충분한 사랑이 있다는 것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질문을 조금 바꿔보겠습니다.

공기가 보이지 않지만 있는 것을 자연스럽게 아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1. 과학자가 이를 증명하였고 우리가 학교에서 배웠기 때문입니다.

2. 그 공기의 흐름을 일상과 자연에서 느끼기 때문입니다.

3. 숨을 헐떡이거나 깊이 들이쉴 때 공기의 압력과 흐름을 체험하기 때문입니다.


위 세 가지를 단어로 표현하면 1. 이해, 2. 빈 공간, 3. 체험입니다. 


공기의 흐름을 느끼기 위해서는 빈 공간(無)이 필요합니다. 손을 휘휘 저어도 아무것도 잡히지 않는 빈 공간을 인지할 수 있어야 그 속에서 일어나는 일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


나의 과거 경험이 만들어내는 감각, 감정, 생각에서 벗어나 완전히 비어있는 찰나를 경험하고 그 찰나의 경험이 늘어나면 그곳에서 점차 사랑으로 가득함을 느끼게 됩니다.


Q2. 비워내야 할 것은 무엇일까요? 어떻게 무의 상태를 경험할까요?


우리 내면은 무의식, 의식, 스치고 지나가는 온갖 것들로 시끄럽습니다.

대부분은 과거의 분노, 미래에 대한 불안입니다.


감정과 생각은 내가 아닙니다.

나는 그들을 경험하고 있는 경험자, 관찰자입니다.

누르거나 저항하지 않습니다.

힘을 빼고 그저 바라봅니다.


시끄러운 마음이 쳇바퀴 돌듯이 반복하여 올라올지 모릅니다.

그래도 누르거나 저항하지 않습니다. 애써 다른 것으로 관심을 돌려 무시하지 않습니다.

관찰자로서 계속하여 바라보면 그들은 스스로 흘러갑니다.

그때, 그 마음을 일으킨 과거 경험, 굳은 신념들도 함께 흘러가게 됩니다.


혼란한 내면의 목소리들이 서서히 잦아들면

편안히 호흡에만 집중합니다.


회피, 억누름, 저항은 대상을 무의식 깊이 각인합니다.

산을 오르다 뱀이 지나가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냥 지나가서 다행이다-라며 계속 산을 오릅니다. 그 기억이 가볍게 스쳐갔다면 괜찮습니다. 한데, 다리가 후들거릴 정도로 떨리고 무서웠던 마음을 무시하고 억누르면 뱀은 무의식에 더 큰 공포 이미지로 각인되어 나중엔 길고 작은 벌레만 봐도 과도한 반응을 일으킵니다.


그 무서운 마음을 충분히 알아차리고 놓아줍니다. 그 마음이 진정이 될 때까지 위로를 건넵니다.


성인이 되면 관찰하고, 위로하고, 사랑해 주는 이가 스스로가 되어야 합니다. '자기 사랑'은 내가 내 안의 존재를 찾아가는 과정입니다. 누구도 대신해 줄 수 없습니다.

위로해 줄 타인을 찾아 나서지 마세요. 사랑을 채워 줄, 상처를 회복시켜 줄 누군가를 이리저리 찾아다니면 상처와 원망이 반복되는 고리를 만들게 됩니다.


먼저 자신을 알고 사랑해야만, 타인을 갈망과 구원의 주체가 아닌 진정한 사랑의 대상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것은 더 이상 누군가를 향한 사랑이 아니다. 그것은 그저 내면에서부터 당신을 충전시키는 사랑의 힘이다. 당신은 사랑을 우주의 자연스러운 힘의 하나로 느끼기 시작한다.


그저 힘을 빼고 알아차리는 그로서 있으라. 그 많은 것들을 지켜보고 있는 그(the One)가 돼라. 이것이 참나의 실현으로 가는 길이다.


- <삶이 당신보다 더 잘 안다> 마이클 싱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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