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는 최고의 응원
인터라켄 정상으로 나를 데려다 줄 빨간색 기차가 들어오고 있다. 동화 속에 나올 것처럼 귀엽고 빨간 기차가 알프스 산을 오르는 모습은 참 예쁘다.
나는 기차의 종착지인 정상에서 내릴 예정이었는데, 기차 안에 승객들을 살펴 보니 중간 역에 내려서 피크닉을 즐기거나 몇일 머물기 위해 오는 가족들도 있었다. 맞은 편에 앉은 7살쯤 되어 보이는 소녀가 할머니 손을 잡고 있는 모습이 정겨워 보여 씽긋 웃어주며 ‘안녕!’하고 인사했다. 소녀가 수줍어서 할머니한테 숨는다. 할머니가 소녀를 안아주고는 나를 향해 웃으며 여행 왔냐고 말을 걸어 주셨다. 이런 저런 가벼운 질문이 오고 가고 스위스 음식 추천도 빼놓지 않으셨다. 따듯한 밥 한 그릇 직접 해 주고 싶은 할머니 마음은 전 세계 어디 가나 똑같은 듯 하다. 먼 땅에서 마주한 따듯한 마음과 눈빛이 꼭 시골 외할머니 만난 듯 맘을 녹인다. 할머니가 추천해 주신 덕분에 인터라켄 정상에서 한 30분 정도 떨어진 산장으로 이동하여 맛난 뢰스티와 핫초콜릿도 놓치지 않고 즐길 수 있었다.
소녀와 할머니 가족은 가족 여행을 위해 산 중턱에 내렸다. 기차를 내리는 소녀의 가족과 가볍게 인사를 하고 창 밖으로 시선을 돌렸다. 내 시선이 닿는 곳에 소녀가 떠나지 않고 서 있었다. 내가 있는 창 옆에 서서 기차가 떠날 때까지 손을 흔들어 주는 것이 아닌가. 여전히 할머니 손을 꼭 잡고 선 소녀는 가족들과 함께 기차가 떠날 때까지 나를 향해 손을 흔들며 배웅해 주었다. 따듯한 인사에 이방인의 마음이 훈훈하여 몸 마져 따듯해 지는 듯 했다.
인사는 최고의 응원
아끼는 사람들에게 살갑게 마음을 전할 수 있으면 좋으련만 쉽지 않다. 오랜만에 연락한 친구는 친절히 안부도 잘 묻고 살가운 응원도 건네면서 매일 보는 가까운 이들에게는 따듯한 말 한마디가 낯간지럽다. 아끼고 위하는 마음은 부끄러움을 가린다고 되려 잔소리와 어줍잖은 말들이 나와버린다.
난 당신의 하루가 잘 되기를 응원해요.
난 당신의 평안에 관심이 있답니다.
오늘 하루 수고 많았어요. 남은 하루는 평안히 쉴 수 있기를!
나처럼 이런 마음을 전하기에는 낮가림이 있는 이들이 쓸 수 있는 마법의 언어가 있다.
‘안녕하세요’ ‘조심히 가세요’
일상적이라 지나칠 수 있는 말들이지만 반복된 말에는 힘이 있다.
글자 자체보다도 표정, 톤과 목소리에서 80% 이상의 의미 전달이 된다고 하니 그저 형식적인 인사가 아닌 좋은 기분과 응원의 기운을 듬쁙 담아서 전달해 보자. 마음을 먹어도 인사 건네기가 쉽지 않은 경우가 있다. 나의 경우, 사회 초년 시절 긴장과 스트레스로 마음에 여유가 없을 때 밝은 목소리로 두루 아침 인사하는 것도 버거운 일이었다. 경력이 쌓이니 넉넉한 아침 인사의 여유는 생겼지만 이런 저런 이유로 불편한 관계일 때는 인사말이 쉽게 나오지 않기도 한다. 행복해서 웃는지 웃어서 행복해 지는지 뇌는 그 상태만 인지할 뿐 인과관계를 따지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앞뒤 상황을 따지지 않고 그저 인사를 반복하여 건네보면 점점 긍정적으로 변화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어색하거나 낯선 관계가 있다면 ‘안녕’ ‘잘가’라는 말로 온기를 상대방도 언어로 표현하지 못한 응원의 메시지를 느끼게 될 뿐 아니라, 그 따스한 응원의 수혜자는 바로 내가 될 것이다.
고단한 아침 출근길을 풍성하게 해 줄 마법을 하나 더 소개한다.
길에서 마주치는 3명의 낯선 사람들을 위해 마음속으로 반갑게 인사하고 축복을 빌어주자. 회사에 도착할 즈음에는 밝고 긍정적인 에너지로 가득 찬 나를 보게 될 것이다. 기분도 좋은데 '안녕하세요' 인사 쯤이야~!
이건 팀 페리스의 '나는 4시간만 일한다'에서 하루를 밝게 시작하여 업무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방법으로 소개된 것인데, 나의 경우 효과를 톡톡히 봤으니 속는 셈 치고 한번 시작해 보길!
경비아저씨에게, '안녕하세요! 허리가 아파보이는데 낫기 바래요. 좋은 하루 보내세요!'
횡단보도에서 마주친 학생에게, '안녕하세요! 당신의 오늘 하루가 빛나길. 정말 좋은 하루가 될거예요!'
김밥 파는 아저씨에게, '안녕하세요! 매일 아침 부지런히 나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