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없는 가을

기억_1

by 쪼꼬만병아리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한 평생 받을 사랑보다 더

넘치는 사랑을 주고 간 당신


아직 내가 살아갈 날들은 너무 멀고도 긴데

조금씩, 아주 천천히, 시냇물 같이 졸졸, 그렇게 오래

나누어서 사랑을 주는게 힘들었을까?


당신은 이렇게 빨리 내 옆을 떠날걸 알고

한 평생에 나눠 줄 사랑을,

그 큰 마음들을 함축해서 주고 간걸까


나는 잘지내

그냥 일상 속에서 당신이 생각나는 순간들이 있어


비가 오는 날이면,

낮잠 자고 있는 나를 깨워 같이 시장 가자고 했던 그 모습


습한 바람이 부는 날이면,

배불리 저녁을 먹고 다람쥐처럼 옷 안에 견과류를 넣고 산책가자던 그 모습


함께 가자던 여행지

아직 나도 가보진 않았는데

그 여행지 이름만 들으면 그 곳에서 환하게 웃으며 행복해 했을 모습


요즘 나의 바람이 있다면

당신과 함께 했던 순간들을 고이고이 간직하고 싶은 정도야

내 기억력이 그리 좋지 못하다면

더도, 덜도 말고 일 년에 한 가지의 기억씩만 잊혀지게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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