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째 밤, 게임
<We become what we behold>는 플레이 시간 5분, 길어야 10분 남짓의 짧은 게임이다. 글을 마저 읽기 전 먼저 플레이해보고 오길 권장한다. 모바일로도 가능하다.
We become what we behold 플레이 링크: https://game.hyeon.me/wbwwb/
언젠가 이 게임을 만난 이후로 종종 주변 사람들에게 추천해주곤 한다. 간단한 메카닉과 플레이 방식, 그리 뛰어나지 않은 그래픽을 가진 작품이지만 짧은 시간에 게임이 무엇이어야 하고 동시에 게임이 어떤 일을 할 수 있는지의 단면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흔히 우리는 책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그렇다. 책은 중요하다. 하지만 더 이상 책‘만’ 중요하지는 않다. 문학이 절대적으로 여겨졌던 시대에는 사실 문학 이외에 다른 콘텐츠가 지금처럼 발달하지 못한 시대였다. 책뿐만 아니라 영화, 애니, 게임, 유튜브, 음악 같은 콘텐츠도 이전에 책이 하던 역할을 할 수 있고 해야 한다. 책이 할 수 없지만 다른 콘텐츠들이 해내는 영역도 있다. 그러므로 우리에게는 그런 콘텐츠들의 장르별 특징을 확인하고 트렌드를 함께 읽어나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누군가에게 게임이 질병이고 폭력성을 촉발시키는 매개체이겠지만 나에게는 언어다. 흔히 어떤 문화는 고급문화로 여겨지지만, 어떤 문화는 저급한 것으로 여겨진다. 게임은 그중에서도 여전히 부정적인 인식과 함께하는 문화콘텐츠이다. 하지만 게임은 문학이나 연극, 뮤지컬, 음악처럼 사람들에게 감동과 특별한 경험을 줄 뿐 아니라, 하나의 도구이자 언어로써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 갈 수 있으며, 만들어가야 한다고 믿는다. 우리가 지금은 익숙하게 향유하는 영화나 고급문화의 대표 격으로 여겨지는 뮤지컬도 사실은 초반에 배척받았던 사실을 아는가? 특정 문화의 고저에 대한 인식은 시대적 산물일 뿐이다. 우리나라에 처음 철도가 생겼을 때도 악마 같은 것으로 여겨지곤 했다. 모든 것은 양면성을 가진다. 칼과 다이너마이트처럼 올바른 곳에서 올바른 목적을 위해서 사용되면 우리 삶은 더 나은 것으로 만들어준다.
만약 아직도 게임을 저급한 것이나 나쁜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게임을 경험해보고 제대로 고민해보지 않았을 뿐이며, 게임에 대해 잘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게임은 단순히 도구이자 언어일 뿐이며, 어떻게 사용하는가에 따라 수많은 일들을 해낼 수 있다. 또한 매년 콘텐츠진흥원에서 발행하는 문화콘텐츠산업백서를 살펴보면 게임은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며 콘텐츠 업계에서도 유망한 분야 중 하나이다. 이런 흐름에 맞춰 정부도 게임 산업에 대한 지원을 늘려가고 있는 추세이다. 우리는 더 이상 게임이 할 수 있는 일에 대해 외면하면 안 된다.
그중에서도 오늘 살펴볼 게임은 시리어스 게임, 기능성 게임, 인스피레이션 게임 등으로 계열화되는 게임들이다. 해당 내용은 “문화적 가치 고양을 위한 게임 창작, 유통 생태계 전략 연구, 한국콘텐츠진흥원, 연구책임자 이정엽, 2018.3”을 참고했음을 미리 밝혀둔다. 자세한 내용은 해당 자료를 참고하기 바란다. 서두의 요약문을 일부 요약 인용하려고 한다.
‘국내외 게임업계에서 의미 있는 메시지를 전달하거나 문화적 가치를 표현하는 게임이 많아지고 있다. 게임이 단순한 오락적인 기능만 가진 것이 아니라 사회 문제를 다루고 문화적 가치를 전달할 수 있는 매체로 성숙해가고 있다. 게이머에게 의미 있는 경험을 만들어주려는 창작자의 욕구가 커지고, 게이머들의 요구가 다양해짐에 따라 기존에 상업적으로 흥행해온 게임과 다른 게임들이 의미 있는 성공을 거두고 있다. 이러한 게임은 게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전환하고, 다양성을 확보해 양극화 문제 해소에 기여하고, 다양한 표현과 연출로 미학적 체험을 주는 단계까지 게임 문화를 성숙하게 발전시킬 수 있다.’
본 논문은 이런 게임을 지칭하는 용어로 ‘인스피레이션 게임’이라는 용어를 제안한다. 그 배경을 요약하면 이렇다. ‘기능성게임(시리어스 게임)‘은 게임의 본질적인 요소로 일컬어지는 재미 이외의 별도의 목적을 가진 게임을 지칭하는 용어이지만 국내에서는 교육용 게임과 의료용 게임만을 대상으로 하는 경우가 많았고, 게임의 기능적인 측면만 주로 강조되었다. 결국 정치성을 드러내거나 문화적으로 의미 있는 메시지 중심의 게임들이 소외되는 결과를 낳게 됐다. 그래서 보다 정확한 표현을 위해 ’ 인스피레이션 게임이라는 ‘ 용어를 제안하고 게임 특성에 따라 아래의 그림처럼 사례를 분석한다. 이에 대한 보다 자세한 내용과 게임 창작 유통 생태계 전략에 대해 관심이 있는 독자분들은 해당 원본 자료를 참고하길 바란다.
We become what we behold는 황색언론(원시적 본능을 자극하고, 흥미 본위의 보도를 함으로써 선정주의적 경향을 띄는 저널리즘)이 되어 군중을 촬영하는 게임으로, 갈등이나 자극적인 내용을 촬영했을 때만 기사가 나간다. 그리고 우리는 그런 기사들이 대중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 확인하게 된다. 흔히 언론의 왜곡보도가 어떻게 현실을 뒤바꾸는지를 보여주는 게임으로 인식된다. 좀 더 넓게 바라보면 우리가 언론과 미디어를 통해 어떻게 영향을 받으며 살아가는가에 대한 메시지를 읽어낼 수도 있다. 이제 언론뿐 아니라 누구나 기사나 블로그, 댓글 등을 통해 의견을 표출하고 소통할 수 있는 시대가 됐다. 언론으로 표상되는 사진 찍는 행위는 결국 플레이어 개개인으로 환원될 여지가 충분하다. 우리의 영향력은 생각보다 크다. 요즘의 나는 내가 어떤 방식으로든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며 살아간다는 사실을 외면하기 어렵다. 우리는 모두 남이다. 당신에게 내 슬픔은 너무 쉽게 지겹고, 나도 당신이 지겨웠을 거다. 우리는 타인의 슬픔에 무던한 존재이고 이내 지겨워한다. 그렇게 우리가 잔인하다. 그 잔인했던 날들에 대한 반성을 오늘도 문화예술(콘텐츠)을 통해 나는 한다. (2019.11)
*해당 글은 아트인사이트에 이미 기고한 글의 일부를 발췌했음을 밝힙니다.
아트인사이트 기사 전문 링크: https://www.artinsight.co.kr/news/view.php?no=44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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